이수정의 주기도문 번역본이 실린 ‘더 바이블 소사이어티 레코드(Bible Society Record)’ 1885년 5월호. (출처: 연합뉴스)
이수정의 주기도문 번역본이 실린 ‘더 바이블 소사이어티 레코드(Bible Society Record)’ 1885년 5월호. (출처: 연합뉴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오류발견한 전문가들 견해로 결정”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전통주의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의 기도문’의 일부 변경을 공식 허용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의 기도문은 개신교에서도 사용하는 주기도문과 같은 내용이다.

최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개정할 주기도문 내용은 마태복음 6장 13절에 기록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다.

더 유에스가톨릭(US Catholic)은 “교황청이 16년간 연구를 통해 신학적, 목회적, 형식적 관점에서 현재의 번역에 있는 오류를 발견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따라 이 같은 변화를 법적으로 지난 22일 제정하기로 했다”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라는 내용을 수정하자는 의견에 지지를 보냈다.

당시 그는 “아버지(하나님)는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않으신다”며 “우리가 즉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하나님이 마치 우리를 시험으로 이끄시는 분처럼 묘사한 이 번역은 좋은 것이 아니다”며 “우리를 시험으로 이끄는 자는 사탄이다. 이것이 바로 사탄의 역할”이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의 영문이 기존 ‘Lead us not into temptation’에서 ‘Do not let us fall into temptation’으로 수정될 예정이다.

교황의 주기도문 수정 권고는 지난해 2월 프랑스에서도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 가톨릭 채널인 TV2000과의 인터뷰에서 주기도문 가운데 ‘우리를 유혹으로 이끌지 마시고’라는 문구를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로 고치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아버지는 아들을 결코 죄의 길로 떠밀지 않는다”며 “유혹으로 인도하는 것은 악마”라고 지적했다.

교황의 권고에 따라 프랑스 가톨릭교회는 주기도문의 해당 구절을 고쳤다. 이에 이미 지난해부터 프랑스 카톨릭교회는 해당 구절이 개정된 노트르 페레(Notre Pere, 주기도문)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독일주교회의는 논란이 된 ‘우리를 유혹으로 이끌지 마시고’라는 구절을 고치지 않고 원래 상태로 두기로 했다.

한편 주기도문은 신약성경 마태복음 6장 9~13절에 기록된 것으로서 약 2000년전 예수가 제자들에게 기도의 샘플로 ‘이렇게 기도하라’고 알려주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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