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4

‘헌인마을’ 개발청탁 관여 혐의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 관련

최순실 뇌물사건 연루 의심

이재용 재판 영향 갈지 주목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윤영식)이 네덜란드 당국에 전격 체포된 가운데 향후 진행될 관련 재판에도 영향이 있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1일 네덜란드 현지에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Interpol)에 체포됐다. 독일 국적인 윤씨는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 이후 행방을 감췄다.

헌인마을 개발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2017년 12월 윤씨를 기소중지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를 내렸다. 윤씨가 체포된 만큼 법무부는 곧 네덜란드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예정이다.

윤씨는 박 전 대통령을 움직여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이 국토교통부 뉴스테이 사업지구로 지정받도록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부동산개발업자 황모씨에게 청탁성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 헌인마을 개발비리 수사 과정에서 개발업자의 청탁이 윤씨를 통해 최씨와 박 전 대통령,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국토교통부에 순서대로 전달된 사실이 드러났다.

최씨는 2016년 4월 윤씨에게 ‘부탁한 건 지금 검토 중’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다섯 차례에 걸쳐 헌인마을 뉴스테이 사업 지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인 전 수석 수첩을 통해 확인됐다. 안 전 수석의 지시를 받은 국토교통부는 네 차례에 걸쳐 청와대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윤씨는 최씨의 독일 현지 재산을 관리하고 생활을 도우며 일종의 집사 역할을 했다. 윤씨는 박 전 대통령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윤씨의 아버지를 ‘삼촌’으로 불렀고, 독일을 방문할 때마다 통역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와 공모해 착수금 성격의 3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모씨는 앞서 지난 4월 징역 3년 6개월과 추징금 1억 5000만원이 확정됐다. 한씨는 재판과정에서 “윤씨가 귀국해서 증언해야 실체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윤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 수배와 여권 무효화 조치를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김창진 부장검사)는 윤씨가 헌인마을 개발비리뿐 아니라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지원 등 국정농단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네덜란드 당국에 구금된 윤씨를 조속히 국내에 송환하겠다는 게 검찰 방침이다.

윤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최씨의 독일 은닉재산을 비롯해 삼성의 정씨 승마지원 등에 대해 유의미한 진술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인 국정농단 사건에도 영향이 갈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혐의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에 도처에서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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