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은 ‘한글사랑’을 주제로 씰이 발매됐다. (사진제공: 대한결핵협회)


결핵퇴치 운동 일환으로 시작돼 전 세계 퍼져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당신과 만나는 그날을 기억할게요….”
가수 김현철의 목소리가 감미로운 노래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이 들리는 12월, 이웃을 돕기 위한 작은 실천문화인 ‘결핵퇴치운동-크리스마스 씰 문화’도 크리스마스에 빼놓을 수 없는 우리 문화가 됐다.

결핵퇴치 위해 시작된 ‘씰’

1904년 덴마크의 우체국직원이었던 아이날홀벨(Einar Holboell)은 당시 전 유럽에 만연했던 결핵에서 아이들을 구할 수 없을까란 고민에 빠졌다.

그는 고민하던 중에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쌓이는 우편물을 보고 우표 옆에 붙이는 ‘씰’을 판매하면 결핵퇴치 기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우표와 함께 부착되는 씰은 이렇게 탄생됐다. 이후 크리스마스 씰 모금운동은 유럽과 아메리카를 거쳐 전 세계로 확산됐다.

우리나라에 씰이 들어온 것은 1932년 캐나다 선교의사 셔우드 홀(Sherwood Hall)을 통해서 전해졌다. 선교사 부모 아래 서울에서 출생한 그는 한국에 결핵을 알리고, 결핵퇴치기금을 모으기 위해 씰을 발행했다.

1932년 이후 1940년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씰이 발행되지만, 셔우드 홀이 태평양전쟁 발발 직전 스파이의 누명을 쓰고 일본 헌병대에 의해 강제로 추방돼 씰 발행도 중단됐다.

이후 국내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씰 운동은 1953년 대한결핵협회가 창립되면서 매년 발행하기에 이르렀다.

예방ㆍ진료 기금 마련에 총력

대한결핵협회는 크리스마스 씰 모금사업을 통해 결핵퇴치기금을 마련하고, 조성된 기금은 ▲결핵ㆍ호흡기질환 등의 예방과 치료 ▲질환에 대한 학술연구와 국제교류 ▲결핵 예방접종 생산 연구 등 국가 결핵 관리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1963년에는 극장, 그 다음해에는 고궁 입장료에 모금이 첨가됐으나 극장모금은 73년에 중단되고 고궁 입장료를 통한 모금은 71년에 각각 중단됐다. 몇 해가 지난 후 1980년부터 적극적인 씰 모금 참여 운동을 홍보한 결과, 4년 뒤 우리나라 우표 100주년을 맞아 ‘국제우표전시회’에서 과년도 씰을 판매함으로 씰 수집가의 수집열을 돋구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는 ‘세계 크리스마스 씰 전시회’가 개최되고, 한국조폐공사에서는 화폐박물관 개관 때 ‘크리스마스 씰 상설 전시대’를 마련하는 등 여러 공기업의 기금 모음 참여운동 홍보가 활발히 일어났다.

이후로도 협회는 씰도감․수집첩 발행, 광고 홍보 등을 방영해 국민 참여를 권장하는데 주력했다. 또한 한편 1990년에는 ‘세계 크리스마스 씰’ 영문판을 발간해 각 회원국에 배포했으며, 일부는 국제항결핵연맹(IUATLD)에 기금확보를 위해 기증했다.

해마다 이슈ㆍ콘텐츠 씰로 만나요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크리스마스 씰은 해마다 이슈화 된 사건 등으로 주제를 선정한다.

대한결핵협회는 매해 3월경 홈페이지와 협회 간행물, 직원 등을 통해 소재 공모를 실시하고 소재를 선정한 후 디자이너를 섭외해 디자인 및 수정과정을 거쳐 씰을 발행한다. 씰은 그해 이슈나 의미있는 소재를 통해 국민들이 호응할 수 있는 디자인과 내용으로 구성된다.

특히 2008년에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소연)과 우주 과학기술을 소재로, 지난해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그려진 씰이 발행됐다.

매년 다양한 크리스마스 씰을 제작하는 대한결핵협회는 점차 확대 모금운동을 펼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2007년부터 전자파차단스티커 모금을 함께 실시하고 있으며, 이메일 첨부 씰, 편지쓰기 공모전, 모바일 씰 등 다양한 모금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광화문 한글 현판, 세종대왕 관련 이슈로 ‘한글사랑’이 주제인 씰이 제작되고 온라인 이카드 서비스로 확대 시행했다.

배포된 씰은 매해 10월 1일 전국 우체국에서 구입할 경우 결핵퇴치 운동 기금 모금에 자동으로 참여할 수 있다. 박연숙 대한결핵협회 사업운영과 담당자는 “더 이상 전 세계에 결핵 아동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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