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관람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등이 함께 관람했다.(출처: 뉴시스)
새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관람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등이 함께 관람했다.(출처: 뉴시스)

김여정, 김정은 부부와 함께 관람

전문가 “김혁철 처형도 사실 아닐 듯”

“북한노선, 전체적 방향 바뀌지 않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하노이협상 결렬에 대한 책임으로 ‘강제노역설’이 돌았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건재를 과시한데 이어 ‘근신설’이 제기되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제1부부장이 공개석상에서 언급된 것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53일 만이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 제1부부장이 전날 김정은 위원장 부부와 함께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개막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 부부 바로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그 뒤로 리수용 당 부위원장 등이 자리해 오히려 전보다 정치적 서열이 더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영철 당 부위원장도 이틀 연속 공개석상에 함께 하면서 그의 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 31일 국내 한 언론은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하노이회담이 ‘노딜’로 끝난 책임으로 김여정 제1부부장이  근신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대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이 혁명화 조치(강제노역 및 사상교육)를 당하고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이 처형됐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의 이번 보도는 김 제1부부장 ‘근신설’을 사실상 일축한 셈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회담 결렬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김여정 근신설은 근거 없는 것”이라며 “몸이 약한 김 제1부부장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정보가 더 설득력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혁철 대미 특별대표 처형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 본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혁철을 처형했다면 그보다 더 큰 책임이 있는 김영철을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유임시키고,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직과 상임위원회 위원직에 재선출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혁철이 4월에 목격됐다는 정보도 있다”며 “이런 정보가 맞다면 그는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전략적 노선에 대한 분석 필요성도 강조됐다.

김영준 국방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전체적인 노선은 군부의 힘을 빼고 당 조직지도부나 경제부처에 힘을 실어주자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북한 노선에 대한 면밀한 분석없이 우리만 조급해서 이러쿵 저러쿵 해석을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언론의 ‘오보’와 관련해선 “하노이회담 자체를 실패라고 여기는 세력과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 그리고 이에 동조하는 언론이 신뢰할 수 없는 대북소식통에 의존하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해석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