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비대위 5명 회원권 박탈… “연루자 자숙 안하면 2차 징계”
비대위 “한기총 대표회장 옷입고 지역감정 유발 망언, 사퇴해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전광훈 목사의 ‘전라도 빨갱이’ 발언 논란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MBC ‘스트레이트’가 지난달 잇따라 전 목사의 정치행보를 비판하는 보도를 내보내며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한기총 내부 회원이 이번엔 전 목사가 실촌 수양관 집회 설교에서 ‘전라도는 빨갱이’ 발언을 했다며 고발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발언과 전광훈 목사 반대 측 세력과 외부 교계 단체가 잇따라 규탄기자회견을 진행했고, 급기야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서신을 통해 수습에 나섰다.
지난 3일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임원 및 회원 교단장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공동대표 김창수‧엄정묵‧박중선‧정학채 목사)’가 3차 성명을 내고 전 목사를 향해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한기총 비대위는 이번 ‘전라도 빨갱이’ 논란과 관련해 “전광훈 목사는 전라도는 빨갱이며 전라북도는 전라도에서 떼어내 김천과 묶어서 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교 중에 망언을 했다”며 “이게 목사가 할 말이냐.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이런 막말을 하는 저의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한기총 대표회장의 옷을 입고 지역감정을 유발시키는 망언을 하며 한국교회와 대한민국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전광훈 목사는 한국교회 1200만 성도와 전라도민 그리고 대한민국 온 국민 앞에 사죄하고 대표회장직에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전 목사와 관련해 “전광훈 목사는 지난 5월 5일 설교 때 거짓말로 황교안 대표가 자신에게 장관직을 제안했다고 했다. 이 사실에 관해 기자가 질문하자 ‘절대로 그런 말 한적 없다 그런 말 했다면 내가 미쳤지, 정신병자나 그런소리를 한다’고 하며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써 온 국민 앞에 망신을 떨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전 목사는 4.15 총선 때 국회에 있는 빨갱이 다 쳐 내 버려야 한다는 경솔하고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도 기자의 질문에는 절대로 그런 말 한적 없다고 했다”며 “천만 유트브 조직을 목적으로 실시간 자신의 설교가 전 세계 유튜브 방송을 통해 방영되고 있음에도 자신이 한 말을 부인하는 위선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대위는 “한기총 대표회장의 거짓말, 막말, 망언으로 한기총의 위상이 추락하고 그야말로 한국교회와 온 국민에게 추태를 보인 전광훈 목사는 일말의 부끄러움을 안다면 하루속히 대표회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전광훈 소속 교단, 사과 없을시 제명해야”
이날 한국공익실천협의회 대표 김화경 목사도 한기총이 상주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광훈 목사를 규탄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에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김 목사는 “전광훈 목사는 정치‧종교를 떠나 지역 감정을 부추기는 전라도는 빨갱이다는 농담조의 발언과 전북도를 떼어내 김천과 묶어서 한 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동영상에서 본 바 기독교의 이미지가 훼손됐다”며 “예장합동 교단 측을 비롯한 한국교회 각 교단은 각각 입장 발표를 통해 기독교에 실망한 국민들을 위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전광훈 목사가 소속된 교단을 향해서는 “한국교회 생태계를 파괴하는 망언 앞에 사과하고 전광훈 목사가 국민 앞에 공식적인 사과 없을 시 제명 출교로 한국교회를 지켜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전 목사를 향해서는 “한국교회 정치 정서는 독일과 다르다”며 “전 목사는 한국교회를 더이상 망치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말하기 전 한기총 모두를 주님의 사랑으로 끌어안고 가던가 아니면 한기총 대표회장에서 즉시 사퇴하고, 여의도에 가서 본격적으로 마음대로 정치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김 목사는 한기총 증경회장인 길자연‧이용규‧지덕 목사를 향해서도 쓴소리했다. 그는 “전 목사의 정치 발언에 책망하며 지도하지 않고 동일한 생각이면, 한기총을 떠나 여의도에 가서 정치활동에 전념하라”고 경고했다.
◆ 전광훈 “전라도 폄훼 아냐… 호남, 대다수 우파”
내‧외부 비판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전광훈 목사는 4일 한기총 회원들에게 메시지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자신이 발언한 내용의 앞뒤 내용이 삭제돼 의도가 호도됐다는 설명이다.
전 목사는 먼저 “어제 임원회를 통해 그동안 한기총을 분탕질 했던 다섯 명을 자격정지 했다”며 “그 외 연루자들도 회개 및 자숙하지 아니하면 2차로 징계할 것이며, 그들은 차후 열릴 실행위원회 때까지 철저히 회개하고 바로서지 아니하면 절차에 따라 영구제명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 목사는 한기총 비대위의 1차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낭독한 김인기 목사에 대해 자격에 문제를 삼고 “명예훼손적 기자회견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법당국에 조목조목 고발해 처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전 목사는 ‘전라도 빨갱이’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전라도를 폄훼한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인즉 오늘날 전라도가 좌파 빨갱이로 취급을 받고 있지만 사실 전라도는 그 본심과 성향이 우파였었고, 특히 이승만이 대한민국을 건국할 때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김성수와 송진우가 호남의 지도자로써 대한민국의 건국에 역사적 기여를 했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 후 대한민국에 내부적 문제가 생겼을 때, 전라도 사람들이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에 전폭적으로 참여해 대한민국을 일으켰던 우파적 기여를 했으나, 그 후 김대중과 박정희의 정치적 대결에서 정치 지도자들에게 휘둘려 오늘날 같이 오해를 받게 되었던 것”이라고 설교 내용을 요약했다. 전 목사는 “지금도 호남 대다수의 성향은 보수우파이고, 나의 친구가 80% 이상이 호남의 목사이며 우파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는 것을 설명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 목사는 지난달 결성대회를 가진 전국 253개 지역연합회 중 경기남부‧전북 등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알리며 “253개 지역연합을 통하여 일천 만 서명운동을 성탄절 전까지 완료하고, 일 천 만명 그리스도인들이 하루에 10분 이상 유튜브 교육을 받도록 해 예수한국 복음통일로 달려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