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지역 전경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6.4
발굴지역 전경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6.4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창원 현동에서 아라가야(가야 6국 가운데 한 나라) 시기의 최대 규모의 고분군이 확인됐다.

4일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과 (재)삼한문화재연구원(원장 김구군)에 따르면, ‘거제-마산3 국도건설 현장’ 발굴조사에서 아라가야 시기의 나무덧널무덤, 돌덧널무덤 등 670여기의 무덤과 배‧오리모양 등 상형토기, 갑옷과 투구, 말갖춤 등이 발견됐다.

발굴 결과 청동기 시대의 수혈주거지 등 37기, 가야 시기의 수혈주거지 등 15기, 아라갸야 시기의 나무덧널무덤 622기, 돌덧널무덤 35기, 널무덤 17기, 기타유구 200여기 등이 확인됐다.

특히 나란히 배치된 대형고분 839호와 840호는 부부묘로 추정된다. 이 중 840호 고분은 길이 860㎝, 너비 454m, 깊이 124㎝ 규모로, 아라가야 지역에서 조사된 유적 중 가장 큰 규모이며, 주로 무구류와 마구류 등이 나왔다.

길이 772㎝, 너비 396㎝인 839호 나무덧널무덤에서는 머리 쪽에 모양이 세련되고 창이 정교하게 뚫려 있는 불꽃무늬굽다리접시(화염문투창고배, 火焰文透窓高杯) 등이 나왔다. 출토유물의 제작기술과 유구의 규모 등으로 볼 때, 840호의 주인은 남자, 839호는 여자로 보이며, 당시 최고층의 부부묘로 추정된다.

387호 무덤에서 나온 배모양토기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6.4
387호 무덤에서 나온 배모양토기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6.4

유물 중에서는 찰갑, 판갑, 투구 등 무구와 고리자루칼, 철촉 등 무기류와 철정, 철착, 철부 등 공구류도 다량 확인됐다. 이 가운데 배를 만들 때 최적화된 도구인 어깨가 넓은 쇠도끼(유건철부, 有肩鐵斧) 수십 점과 100여 점의 끌(鐵鑿)도 함께 출토됐다. 또한, 무덤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덩이쇠는 김해지역 출토품보다 더 가볍고, 작게 제작된 특징이 있다.

배모양토기(주형토기, 舟形土器)는 387호 나무덧널무덤의 피장자 머리쪽의 덩이쇠다발 윗면에서 한쪽이 기운상태로 확인됐다.  

또한 335호 나무덧널무덤에서 출토된 오리몸체에 낙타머리가 결합되어진 토기는 원삼국 시대부터 많이 제작된 오리모양토기와 달리 오리(조류)와 낙타(동물)가 결합한 형태로는 처음 확인된 토기로서, 당시 국제교류를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이번 발굴결과로 볼 때 이곳 창원 현동에는 아라가야의 문화상을 공유하면서, 제철을 생산 기반으로 한 대외 공급 역할을 맡은 해상 세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번 발굴조사는 2017년 8월부터 경남 거제시 장목면에서 창원시 우산동까지 연결되는 국도 건설공사 구간을 대상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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