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과 무관함.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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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자격 없다” 비판 나와

사회구조적인 문제점 지적도

“상담센터 활발히 운영돼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생후 7개월 된 영아 A양의 죽음을 방치한 부모 B(21)씨와 C(18)양에 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10대에 아이를 둔 ‘어린 엄마’ 일명 ‘리틀맘’과 관련한 문제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3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숨진 채 발견된 A양의 부모 B씨와 C양은 이날 오전 1시쯤 경찰에 자진 출석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딸을 재우고서 마트에 다녀왔다. 아이가 반려견에게 할퀸 거 같아 연고를 발라줬고, 밤에 분유를 먹이고 다시 재웠는데 다음날 사망했다”며 “겁이 나 아내에게 친구 집에 가 있으라고 했다. 나도 다른 친구 집으로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자식이 죽었는데 집에 놓고 나간다는 것이 이해가지 않는다” “부모가 될 자격이 없다” “어리고 어리석은 부모” 등의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해당 부모를 비판하면서도 이들이 윤리적인 교육이나 육아교육 등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아이를 잘 키울 만한 여건이 어려웠던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사건의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리틀맘’이 겪고 있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는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청소년 시기에 때론 학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부모가 된 이들에게는 ‘따가운 시선’과 ‘비난’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앞길을 막아서기도 한다.

또 이들 대부분 임신한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에게 알리는 경우가 드물었고, 상담소나 시설을 찾는 경우도 적었다. 대부분 자신의 남자친구와 친한 동성친구에게만 사실을 알렸다. 개인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이들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양육미혼모 실태 및 욕구 조사 결과 발표(2018년)’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인 미혼모(359명)의 월 평균 소득액은 92만 3000원(월 평균 근로소득 45만 6000원, 월 평균 복지급여액 37만 8000원, 월 평균 기타소득 8만 9000원)이었다.

기혼 여성의 월 평균 자녀양육비용 지출액이 평균 65만 8000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자녀양육과 생활비로 매우 부족한 금액이다. 미혼모 중 근로소득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61.6%였으며, 소득이 전혀 없다는 응답도 전체의 10.0%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미혼모의 77.2%는 산후우울증을 경험했다고 응답해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또한 10명 중 6명이 재정적인 이유로 본인이 아팠을 때 병원을 가지 못한 경험(63.2%)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양육에서 어려운 점은 재정적 어려움(34.3%), 직장·학업 병행의 어려움(22.0%), 자녀양육스트레스(10.3%),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시선(8.4%) 순으로 집계됐다.

사회적 편견·차별 경험과 관련해선 미혼모의 82.7%가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또 27.9%는 직장에서의 권고사직을, 11.6%는 학교에서의 자퇴를 강요받았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맘카페’와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도 리틀맘에 대한 어려움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한 온라인 카페에서 작성자 ‘ro***’은 “21살에 18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다”면서 “부모님은 반대했지만 남편이 잘 키워보자고 해서 그거 하나 믿고 시작했는데도 힘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신우울증, 산후우울증도 너무 심하게 와서 길가에 학생들이 보이면 울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리틀맘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게시판에서 한 글쓴이는 “미혼모 대부분 개인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측면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담센터가 활발하게 운영돼야 한다”면서 “그 이후로도 계속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속적인 교육 방안을 모색하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며 “육아정보에 대한 공유도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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