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 공연 관람 보도에서 '숙청설'이 돌았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사진 우측 붉은원)이 확인됐다. (출처: 노동신문,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 공연 관람 보도에서 '숙청설'이 돌았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사진 우측 붉은원)이 확인됐다. (출처: 노동신문, 뉴시스) 

“北 매체에 공개된 내용으로만 말할 수 있어”

정성장 “김혁철 처형도 사실 아닐 가능성 높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통일부가 3일 하노이협상 결렬에 대한 책임으로 ‘강제노역설’이 돌았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북한 매체에 등장한 것과 관련해 “따로 언급할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언급된 것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50여일 만이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북한 매체에 따라서 공개된 내용으로만 말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2일차 회의에서 호명된 바 있다”면서 “그 이후 50여일 만에 북한 매체에 보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또 김여정 제1부부장 대신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겸 삼지연관현악단장이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북한 내부의 행사, 수행 인원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따로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조선인민군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조조경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숙청설이 돌았던 김 부위원장이 함께 하면서 그의 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1일 국내 한 언론은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하노이회담이 ‘노딜’로 끝난 책임으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이 처형을 당하고, 또 대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 부위원장도 혁명화 조치(강제노역 및 사상교육)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의 이번 보도는 김 부위원장 강제노역설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해 준 셈이다.

또 김혁철 대미 특별대표 처형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혁철을 처형했다면 그보다 더 큰 책임이 있는 김영철을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유임시키고,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직과 상임위원회 위원직에 재선출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혁철이 4월에 목격됐다는 정보도 있다”며 “이런 정보가 맞다면 그는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본부장은 또 “김정은 위원장이 개인절대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 숙청과 공포정치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면서도 “김 위원장 집권 이후 국내 언론에 의해 숙청되었다고 주장된 북한 인사들의 상당수는 숙청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강등되었거나 다른 직책으로 이동된 것으로 나중에 확인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 북한 인사들이 한동안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신뢰하기 어려운 대북 소식통에 의존해 그들이 숙청 또는 처형되었다고 성급하게 단정 보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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