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일 루마니아 블라지의 집시들과 만나고 있다. 교황은 이날 집시족이 유럽에서 차별받은 역사에 대해 사과했다. (출처: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일 루마니아 블라지의 집시들과 만나고 있다. 교황은 이날 집시족이 유럽에서 차별받은 역사에 대해 사과했다. (출처:AP/뉴시스)

집시 공동체 위로하며 루마니아 방문 마무리
공산체제서 희생당한 주교들 시복식도 집전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롬인(Rom. 집시족)에게 유럽에서 차별받은 역사에 대해 사과하며 용서를 구했다. 또 공산 치하에서 처형당한 루마니아의 가톨릭교도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사흘간에 걸친 정교회 국가 루마니아 방문 마지막 날인 2일(현지시간) 교황은 블라지의 ‘자유 들판’에서 사회주의 시절인 1950~1970년대 루마니아에서 핍박받다가 희생한 7명의 그리스 가톨릭 주교들의 시복식을 진행했다.

이날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 이후 20년만에 루마니아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정교회 신자가 다수인 루마니아에서 소수 종교가 많은 트란실바니아 지방의 집시 사회를 찾았다.

연설에서 교황은 롬인들에게 유럽 전역에서 가난하고 교육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차별과 격리 등 부당하게 하층시민 대우를 받아야 했던 집시족의 아픈 경험에 대해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교회와 신의 이름으로 용서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남미 볼리비아에서 식민지 시절 원주민들에게 행해졌던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르완다에서는 가톨릭이 저지른 대량학살에 대해 사죄했다.

루마니아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는 롬인들은 수 세기 동안 차별과 모욕을 겪었으며 현재도 대부분이 가난하게 살고 있다.

앞서 지난달 4∼7일 정교회권인 불가리아와 북마케도니아를 순방한 교황은 그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달 31일부터 역시 정교회 신자가 인구의 대다수인 루마니아를 방문했다. 방문 기간 여러 차례의 강론과 연설을 통해 교황은 종교·민족 간의 화해 및 화합과 핍박받고 가난한 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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