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지난 1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최고위원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준표 “대북 강경책 비판 말라” vs 정두언 “언제든지 재점검해야”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정부의 대북 정책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 각기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날에 이어 23일에도 당 지도부에서는 현 대북 정책에 대한 ‘전환론’과 ‘지지론’이 동시에 나왔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시점에 정부의 대북 강경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전날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 급변사태를 전제로 한 것이므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 정두언 최고위원을 공격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렇게 비판을 하면) 정부가 취하는 정책의 탄력성이나 추진력이 떨어진다”면서 “당파적이나 인기몰이식으로 정부 정책을 방해하는 발언은 삼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남경필 외통위원장을 겨냥하며 “햇볕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한 분이 있는데, 한나라당 중진 의원이라는 분이 그렇게 말하니 놀라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 10년간 퍼준 물자로 미사일을 개발했는데 그런 일을 보고도 어떻게 평화시대라고 할 수 있느냐”며 “햇볕정책은 전쟁을 준비하는 위장 평화시대를 낳았다”고 힐난했다.

전날 남 외통위원장은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과거정권의 햇볕정책, 포용정책은 실패를 했지만 상당한 성과를 거둔 면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두언 최고위원은 전날에 이어 23일에도 대북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대북 정책이 이대로 가서 되겠느냐는 차원에서 재점검을 해보자는 말을 한 것”이라며 “시기가 언제든지 필요하면 즉각 재검토・재점검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미국의 국제정치 전문지 ‘포린 어페어’에 실린 기고를 인용하며 “정책이라는 게 진도가 나가야 하는데 지금 정부의 정책을 보면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서병수 최고위원이 진화에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대북정책은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고 정부와도 상당히 논의가 이뤄진 다음에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최고위원회의는 신중한 문제 제기와 생산적인 논의를 통해 당의 입장을 제대로 설명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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