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30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30

文 겨냥 ‘좌파독재’ 집중 비판

보수야권 대표주자로 존재감

중도층 확보엔 여전히 물음표

실질적인 대안 제시 있어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오는 6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황 대표의 취임 후 3개월여의 기간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리더십을 달아보는 시험대였다.

이 기간 황 대표는 대여투쟁의 선봉에 서면서 보수진영의 구심점이자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더욱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27전당대회에서 한국당의 키를 잡은 황 대표는 취임 이후 곧바로 치러진 4.3보궐선거를 통해 본격적인 검증대에 올랐다. 이 선거에서 ‘텃밭’ 통영·고성을 사수한 데 이어 진보 성향이 강한 창원·성산에서 간발의 차이로 석패하는 등 선전하면서 정치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갈등으로 여권과의 대립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황 대표는 대여투쟁을 주도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5월 7일부터 18일간 이어진 ‘민생투쟁 대장정’에서 전국을 돌며 문재인 정부를 ‘좌파독재’로 규정하고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다. 이를 통해 당 내부에선 장악력을 더욱 높이는 데 성공했다.

당 외부에선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보수야권의 대표 주자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보수진영을 결집시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중도층을 향한 외연확장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고 있다.

당내 인사가 잇따라 5.18과 세월호 관련 망언 논란을 일으켰지만, 처벌에 미온적이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등 한국당의 극우적 이미지를 벗지 못한 상태다.

황 대표 자신도 부처님오신날 등 불교 행사에서 불교식 예법인 합장을 하지 않아 불교계로부터 종교편향 지적과 함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밖에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 김현아 의원의 ‘한센병’ 발언, 강효상 의원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 논란 등이 겹친 것도 장외투쟁의 효과를 반감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민생 관련 법안을 논의해야 할 국회의 문은 닫아놓고 장외투쟁에 주력하면서도 이렇다 할 만한 대안 제시 없이 정부 비판에 몰두한 점도 중도층의 마음을 얻지 못한 요인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지지율도 큰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 5월 5주차 주중집계에서 한국당의 지지율은 29.0%로 하락해 전주대비 2.9%p 떨어졌다. 20일(33.1%) 이후 28일(28.4%)까지 조사일 기준 엿새 연속 하락하며 2·27 전당대회가 열렸던 2월 4주차(28.8%) 이후 세 달 만에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진 것이다.

결국 비판하기만 하는 행보로는 지지율 확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중도층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책 대안 제시 등 실질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 대표가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를 띄우는 한편 한국당의 당면과제로 인재영입과 당원교육, 여성·청년 친화 정당으로의 변화 등을 제시한 점도 결국 중도층 설득이 없이는 내년 총선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tbs 의뢰로 5월 27일부터 29일 사흘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무선, 유선, ARS 혼용으로 실시됐으며, 포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응답률은 5.7%.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