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 거세 수중수색 어려워
3일 잠수부 투입 재개 결정사고 당시 추가영상 공개돼
추돌 인지하고도 구조 안 해
사고 낸 선박 선장 구속영장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한 사고가 발생한지 닷새째인 2일(현지시간) 한국과 헝가리 양국의 공동수색이 이어지고 있다.양국은 다뉴브강의 수위가 높고 물살이 거세서 수중수색을 선뜻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협의를 거쳐 잠수부 투입 재개를 결정할 예정이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은 지난 1일부터 헝가리 측의 협조로 유람선 침몰지점부터 하류 50㎞ 지점까지 보트 4대와 헬기를 동원해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수색을 벌였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없다.
양국 구조팀은 헬기와 고속단정 등을 이용해 공동 수상 수색에도 나섰다. 정부 합동수색구조팀은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방청 국제구조대, 해경 등에서 파견한 인원으로 지난달 31일에 현장에 급파됐다. 이들은 다뉴브강 중간지점인 머르기트 섬에 지휘본부를 세우고 지난 1일부터 헝가리 당국과 공동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양국 구조수색팀은 강물 수위가 높고 유속이 빨라 수중 탐색은 진행하지 못하고 수상 수색에 집중했다. 강물의 유속은 5~6㎞/h로 빠르고 시계 확보가 되지 않아 잠수부 투입이나 수중 드론 투입이 어려웠다는 게 정부 신속대응팀 등의 설명이다. 지난달 31일에는 헝가리 당국이 2차례나 잠수부 투입을 시도했지만 위험한 상황이 반복돼 더 진행할 수 없었다. 헝가리와 함께 오스트리아, 체코, 노르웨이 등 주변 유럽국가들의 지원으로 수중드론을 사고지점에 투입하려 했으나 역시 물살이 거세 더 진행하지 못했다.
양국은 3일 오전 다뉴브강의 수위가 낮아지는 정도를 봐가며 논의를 거쳐 잠수요원이나 수중드론을 투입해 수중수색에 나설 계획이다.
◆선박추돌 추가 영상 확인
한국인 33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를 크루즈선 ‘바이킹시긴’ 호가 추돌하고 이를 인지하고도 구조작업을 하지 않고 가버리는 모습의 영상이 추가로 지난 1일 공개됐다.
현지 유람선 업체들로 구성된 ‘크루즈 얼라이언스’는 지난달 29일 밤 사고 당시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추돌 모습이 찍힌 CCTV(폐쇄회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사고를 낸 바이킹시긴 호는 추돌사고를 낸 직후 속도를 줄이고 후진했다가 침몰한 허블레아니 호를 구조하지 않고 다시 유유히 사라졌다. 영상에서는 한국인을 태운 허블레아니 호가 추돌을 당한 뒤 가라앉는 모습까지도 담겨있었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바이킹시긴 호 선장은 사고 직후 헝가리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다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정부 신속대응팀에는 주오스트리아대사관의 검사 출신 주재관이 투입돼 헝가리 측의 수색과 수사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의견을 제시하고 피해자나 유족들의 의문점도 전달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아침 부다페스트에 도착해 사고 현장 방문, 헝가리 외무장관과 긴급 회의, 헝가리 내무장관 면담, 생존자와 피해자 가족 면담, 구조대 격려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1일 귀국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는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2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가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시긴 호에 부딪혀 8초 만에 침몰해 현재 한국인 7명이 숨지고 7명이 구조됐으며 나머지 19명은 실종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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