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무(海霧)

▲ 차영미
방파제 끝
길을 잃은 순간
끈적한 욕망의 촉수 달린
은빛 미립자
온 몸 가득 덮쳐온다

물비린내 입에서 토해지고
비늘이 솟기 시작한다

숨을 쉴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눌림의 순간
익숙한 향취
폐부를 휘돌고 있다


보이지 않아
더 맑아지는 그곳에서
기다리던 도플갱어*
해무의 안쪽으로
흩어지는
나를
바라보고 있다.

*도플갱어(doppelgangers;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는 자신에게 존재하는 또 다른 존재이며 본인에게만 보이는 생령(生靈)을 의미한다. 즉, 타인은 볼 수 없지만 스스로 본인을 보는 현상으로 같은 공간에서 자신과 똑같은 대상 또는 환영을 보게 되는 심령 현상이다.

차영미 시인 약력

방송대 미디어 영상학과 졸업
교계신문편집기자/ 편집디자이너
서정문학 시부문등단
서정문학 편집부장
한국서정문학 작가협회 회원
만해한용운시맥회 부회장 겸 총무
소방방재청 UN백서 보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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