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29일 한국당은 윤리위를 열어 차명진 전의원과 정진석 의원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실상을 살펴보니 징계가 아니라 징계 흉내를 내는 것에 불과했다. 실제 의도는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한 사람에겐 3개월 당원권 정지이고 한 사람에겐 주의를 주었을 뿐이다. 당 대표가 국민에게 직접 사과하고 제대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어떻게 된 건가. 당원권을 정지 받은 동안에 불이익을 받는 건 피선거권과 공천에 제약을 받는 것이다. 선거가 한참 남은 시점을 생각할 때 3개월 징계는 무의미한 것이다. 또 경고는 무엇인가. 황대표의 사과는 국민 눈속임용에 불과했다. 국민을 우습게 안 게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차명진이 한 말은 옮기기가 민망하고 고인들 영영 앞에 죄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기억하는 건 중요하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4월 15일 밤 페이스북에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고 썼다. 일인당 15억씩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말하며 “자식 팔아 내 생계 챙긴 것”이라고 했다. 단순한 막말 차원을 넘어 반인륜적인 언사이자 반생명의 언술이다.

반인륜적인 말을 내뱉어 세월호 영령을 욕보이고 세월호 참사로 자식과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자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게 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반인륜적 언사를 내뱉은 인사가 정치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정진석 의원 역시 같은 취지의 글을 올려 세월호 영령과 유가족을 모독했다. 정의원은 다른 사람의 글을 옮긴다면서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고 썼다. 이 두 사람이 모욕적인 언사를 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한국당 의원들과 주요 인사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들과 주요 인사들이 세월호 영령과 유가족을 모독하는 언사를 일삼은 것은 많은 국민들이 기억한다. 광주항쟁에 대해 막말을 한 김진태 같은 이는 자식은 가슴에 묻는 것이라면서 세월호 인양을 하지 말자고 했다. 당시 세월호 참사는 단순히 교통사고일 뿐이라고 막말하는 새누리당 사람들이 많았다. 망언이 꼬리를 물었지만 새누리당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지 못했고 자정할 능력이 전혀 없었다. 그때그때 바로 잡지 못한 결과 지금도 망언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북한군이 투입돼 광주학살을 자행했다고 거짓 독설과 반역사적 망언을 일삼아온 지만원을 공청회에 초대하여 마음껏 말하도록 했다. 바로 그 자리에서 김순례 의원과 김진태 의원은 반역사적인 막말을 쏟아 냈다. 한국당은 최고위원과 대표 선거를 한다는 이유로 이들 막말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미루더니 결국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한국당 윤리위는 김순례 의원은 3개월 당원권 정지, 김진태 의원은 경고를 했을 뿐이다. 세월호 망언을 한 의원들에 대한 징계와 같은 결과다.

광주학살은 전두환 군부 집단의 반란에 따른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않아 발생한 대참사다. 세월호 참사와 광주학살에 대한 망언을 쏟아낸 의원들에 대한 한국당의 태도를 보면 한국당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고 반역사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또 국민들의 마음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짓밟고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의원들과 세월호 참사를 당한 영령들과 유가족을 모독한 인사들에 대해 징계라는 모양새만 갖추었을 뿐 사실상 감싸는 행동을 한 한국당이다. 이런 당을 어떻게 공당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공당이라 하면 인권과 민주주의를 믿는 집단이어야 하고 생명과 안전을 생각하는 집단이어야 한다. 같은 공화국 구성원들을 모독하고 짓밟는 인사를 보호하고 감싸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된다. 국가폭력에 희생된 사람들을 모독하고 생명 안전에 역행하는 인물들의 피신처가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한국당은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에도 몽니를 부리고 역사왜곡처벌법 제정도 강력히 반대 하고 있다. 도대체 한국당은 어느 나라 정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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