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 ⓒ천지일보DB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 ⓒ천지일보DB

 

민주 “국회의원 책무 망각”

외교부는 檢에 고발장 제출

강효상 “당연한 의정활동”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한미 정상 간 통화내역 유출 사태를 놓고 여야가 팽팽한 대치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강 의원의 징계안을 제출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이라는 주장을 앞세워 강 의원을 감싸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29일 강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뜻을 밝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날 강 의원의 징계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징계안을 통해 “3급 기밀인 한미 정상 간 비공개 통화내용을 공개함으로써 외교상 기밀을 누설하고, 고교 후배인 주미한국대사관 참사관으로부터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을 전달받아 외교상 기밀 탐지, 수집한 강 의원의 행위는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책무를 망각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국회법 제25조(품위유지 의무), 국회의원윤리강령 제1호 및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 제2조(품위유지), 형법 제113조(외교상기밀의 누설)를 현저하게 위반해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심대하게 실추시켰기에 국회법 제155조 16호에 따라 엄중히 징계해 달라”고 밝혔다.

외교부 역시 같은 날 K참사관과 강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K참사관에 대한 징계위가 열리기도 전에 법적 조치를 단행했다.

K참사관은 지난 8일 고교 선배인 강 의원와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의 만남이 무산된 내용, 4월 한미정상회담 실무협의 내용 등을 강 의원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해온 의혹도 받는다.

외교부는 유출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미뤄볼 때 의도적이라고 판단하고 나머지 2건에 대한 추가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오는 30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K참사관에 대한 징계 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K참사관 외에도 이번 사건에 연루된 직원 1명에 대해서도 보안업무 규정 위반에 따른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 통화내역 유출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히고 한국당에 유감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은 기본과 상식을 지켜주길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로서는 공직자의 기밀 유출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건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완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은 강 의원을 감싸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기밀 운운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가 이제 와선 기밀이라고 한다”며 “물론 외교부 분류상 3급 기밀이라고 했다. 기밀이라는 도장이 찍혔다면, 모두 기밀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정권이 기밀누설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청와대 캐비넷을 열었던 것을 잘 기억하실 것이다. 청와대 기밀을 그대로 온 천하에 밝혔다”며 “또한 외교부를 압수수색해 외교기밀을 꺼내서 밝혔다. 기밀누설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강 의원도 공개발언을 통해 “지금까지 문재인 정권은 불리한 내용은 철저하게 가린 채 국민을 기만하고 여론을 호도해 왔다. 저는 국민이 반드시 아셔야 할 대미외교의 한 단면을 공개하고 평가를 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극히 당연한 의정활동을 정부여당이 기밀유출 혐의로 프레임을 씌우려는 게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며 “야당 의원이 정부가 감추고 싶은 내용을 입에 담았다고 해서 기밀도 아닌 내용을 기밀로 침소봉대해 겁박하고 정국을 자기 뜻대로 끌고 가려는 전술”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나 원내대표는 “검찰이 강 의원을 부른다고 해도 한국당으로서는 내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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