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생의 교단일기] 학부모 민원이 교사 사기 저하의 제일 큰 원인이다
[최선생의 교단일기] 학부모 민원이 교사 사기 저하의 제일 큰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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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용 칼럼니스트

 

5월 13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교사와 대학 교직원 5493명을 대상으로 ‘교원 사기’에 대한 설문에 교사 10명 중 9명 정도인 87%가 ‘떨어졌다’ 응답하고, 교원 사기가 떨어진 이유로 ‘학부모 민원’을 제일 큰 원인으로 꼽았다. 2009년 같은 내용 조사 시 55.3%가 ‘사기 저하’로 답했던 것에 비해 무려 32%가 증가 했다.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느냐?’는 설문에는 ‘전혀, 별로’라는 응답이 65.3%, ‘잘 되고 있다’가 10.4%였다.

이 정도 수치면 교원 사기가 하락된 것이 아닌 추락한 것이다. 교사들은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을 정도로 교권은 바닥!”이라고 한다. 교권 추락은 교사들의 학생 생활 지도 기피, 학교 업무 관심 저하로 이어져 공교육 붕괴를 가속화 시키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교권 확립과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민원 차단, 정치적으로 좌지우지되는 교육정책 지양이 절실히 요구된다.

진보 교육감이 득세하며 학생 인권만 강조해 교사의 손발을 묶으니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고, 여교사 치마 속을 촬영하고, 중학교 1학년이 교실에서 야동에 나올만한 소리를 단체로 내는 성희롱까지 한다. SNS의 발달로 학부모들은 밴드, 단톡방, 심지어 동네 맘카페에서 교사들을 한명씩 평가하고, 나이 어린 담임교사의 경우 마녀 사냥을 하며 조리돌림까지 한다. 어른이든 아이든 피해를 당하면 자기 위주로 진술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부모가 보지 못한 학교에서 벌어진 상황을 오로지 아이의 말만 믿고 학교나 교사를 공격하면 자녀의 인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자신 밖에 모르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자로 성장해 부모에게 해코지를 할 수 있다.

학부모들은 “시대가 변해 학생과 학부모는 질 높은 교육 서비스를 받을 주체이지 교사들의 교권을 지켜 주는 지지층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일견 일리 있는 말이지만 질 높은 서비스는 상대를 대우하고 사기를 높여줘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교권을 하락시키며 수준 높은 교육 서비스를 주장하는 것은 섬김을 요구하는 것이다. 공교육 붕괴에 학부모가 큰 책임이 있음을 자각하고 자식 인성 망치지 않도록 자중해주길 부탁하고 싶다.

필자도 70년대 초,중,고를 다녀 무지막지한 교사의 폭력을 경험했다. 슬리퍼를 벗어 뺨을 때리는 교사, 곱슬머리가 단정치 못하다고 10분간 때리는 교사, 친구와 떠들었다고 뺨을 때려 1m씩 날아가게 만드는 교사도 경험했다. 이런 경험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을 이끌어주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 공부를 통해 자수성가해 교사에 대한 악감정이 희석 됐다. 학창시절 공부를 열심히 한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학교나 교사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많고, 학생부에 자주 불려가 혼나고, 처벌 받은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부정적 평가가 많다. 이런 사람들이 과거를 보상받으려는 심리로 툭하면 교육청에 민원 넣고, 교무실을 찾아가 행패 부리며 교권을 무시한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인식이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다.

지금 학교 문제는 대다수의 평범한 학생과 학부모가 만든 문제가 아닌 소수의 문제 학생, 학부모들이 일으키는 문제다. 수업 중에 잠만 자다 깨면 떠들고,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학생인권조례와 아동보호법 때문에 교사로서 제지할 방법이 없다. 결국 수업 분위기가 매번 엉망이 되고 선량한 대다수의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된다. 담임교사가 이런 학생, 학부모 한 명을 만나면 1년 내내 시달리기 때문에 다른 학생에게 쏟아야 할 노력과 열정을 다 뺏긴다.

공교육을 믿고 학교에 보냈으면 교사를 믿고 기다려야 한다. 학교를 못 믿고 학교의 온갖 행사에 참견하고 행패까지 부릴 거면 홈스쿨링을 시키는 게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존중하는 처신이다. 가정교육 잘 시켜서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사회에 민폐를 끼치는 존재로 성장 할 가능성이 크다. 선진국 같이 아이들이 잘못하면 부모가 같이 책임을 지는 법이 만들어져야 가정교육이 제대로 된다.

“선생다운 교사가 있냐?”고 주장하는 부모는 스스로 먼저 ‘나는 부모다운 부모인가?’를 돌아봐야 한다. 교사의 권위를 떨어뜨려 얕잡아 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식에게 돌아간다. 부모가 조롱하고 경멸하는 교사에게 배우려는 의지나 마음이 사라지는 건 당연하다. 가정교육은 아예 포기하고 학교에서 사고 치면 학교와 교사에게 책임전가하고 자기 자식만 감싸려 도는 학부모는 공교육 붕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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