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018년 9월 25일 미국 뉴욕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DB 2019.5.28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018년 9월 25일 미국 뉴욕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DB 2019.5.28

‘反화웨이’ 미중 충돌… 국내 경제 타격

대응책 없는 정부…태스크포스도 없어

日오사카 G20계기 4강 정상외교 앞둬

대북 집중하느라 주변외교 소홀 지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반(反)화웨이’ 사태 등 무역분쟁으로 국내 기업 주가가 급락하는 등 경제·산업계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만 정부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는 6월 말 일본에서 개최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주변국과의 정상외교를 앞두고 있지만 북한 문제에만 치중한 문재인 정부는 이렇다 할 외교적 방향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8일 정부 소식통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화웨이 문제는 ‘로키(low key, 억제된 기조)’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범정부적 차원의 대응에 대해서는 확정된 게 없다. 외교부는 미중 간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다고만 하는 정도이며, 태스크포스(TF)를 꾸린다든지 구체적인 대응은 사실상 못하고 있다.

오는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G20을 계기로 한국을 비롯해 미·중·일·러 주변 4강의 정상 외교전을 앞두고 있지만 내놓을 게 없는 모습이다. 한국 외교는 그동안 북한 문제에 공을 들여왔지만 남북관계와 북미대화는 답보상태이며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등을 발사하며 오히려 퇴보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북한 문제에 신경 쓰는 동안 주변국 외교는 소홀한 게 사실이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도 징용배상 문제 등이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일본은 여전히 징용 문제, 위안부 문제, 독도 도발 등 한국을 우롱하고 있고, 한일 관계는 골만 깊어진 상태다. 그나마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하면서 이를 대응하기 위해 한일 관계가 잠시 해결 국면을 보이는가 싶지만 여전히 불안한 줄타기는 계속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외교 현안은 쏟아지는데 전략도 방향도 없는 것 같다”며 우려가 나온다.

문 대통령이 G20을 계기로 한일정상회담을 갖는다 해도 양측의 대립적인 모습만 확인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극복해나갈 지혜가 외교부에서 나와야 하지만 조용한 모습이다. 문 대통령이 대북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청와대 중심으로 움직였던 외교 전략은 전문가들을 손 놓고 구경하게 만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예상된다.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한일 관계는 문재인 정부가 ‘역사 문제’와 ‘역사 외 안보·경제 등’을 분리해서 다루는 투트랙 전략을 펼쳤다”며 “청와대 중심의 외교 정책으로 외교부가 전문성을 살리지 못했고 하라는 대로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일본에서 개최되는 G20을 계기로 한일정상회담이 열릴 것인지 미지수”라며 “일본 입장에서는 만나봐야 서로 대립적인 측면만 확인할 것이기 때문에 꺼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톱다운(Top-Down) 방식의 정상외교가 효과가 있을 때가 있지만, 외교부의 다년간 쌓아온 외교 전략을 바탕으로 북한문제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국 문제까지도 대응할 전략을 외교부가 청와대에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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