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북한 편을 들고 나올지는 몰랐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가 긴급회의를 소집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입장 때문에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다시 냉전체제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러시아는 그렇다 치자. 러시아는 남한과 북한 중 어느 측에도 일방적으로 손을 들어주지는 않고 있다. 러시아가 ‘무력 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의지를 계속 강조하는 것을 보면 적어도 ‘원칙’은 있어 보인다.

중국은 그렇지 않다. 정확히 말해 원칙이 없다. 지금은 북한 편을 들고 있지만, 언제 또 입장을 바꿔서 우리 편에 설지 모르는 나라다. 한반도 주변 4강(强) 중에 가장 속내를 알 수 없는 국가가 중국이다.

혹자는 말한다. “중국처럼 원칙이 분명한 나라는 없다”고. 미안한 말이지만 중국처럼 사고방식이 유연한 나라도 없다. 중국은 세계사에서도 드물 정도로 사분오열을 거듭하면서 세워진 나라다. 그런 중국에서 원칙만 내세우다가는 패망을 맞기 딱 좋다. 때에 따라 달라지는 병법과 권모술수가 없으면 도무지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그런 나라가 중국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인은 ‘곡선형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말과 행동이 그때그때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사고체계를 비웃을 수만도 없는 일이다. 문제는 중국에 일관된 ‘원칙’을 요구하는 우리에게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도 없고, 전문 인력도 부족한 상태다. 중국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제대로 아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중국을 꿰뚫어 보는 관련 전문가들이 정부에 포진해 있었다면 이번 안보리 회의나 연평도 피격 사건 때에도 좀 더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을 유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정확하게 못 보고 있다. 우리 정부에는 전문 기구가 없다”면서 “대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중국의 사정을 세계에서 가장 잘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겠는가.

그때 정부가 이 대통령의 말을 듣고 계획을 구체화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나온다. 아직 늦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전문화된 중국 전략 연구 조직을 설립해야 한다.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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