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3주기, 노동계 “산안법 개정안, 오히려 위험의 외주화 심화”
구의역 3주기, 노동계 “산안법 개정안, 오히려 위험의 외주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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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7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구의역 3주기 추모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 파기를 규탄하고 산안법 하위법령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7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구의역 3주기 추모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 파기를 규탄하고 산안법 하위법령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7

“청년노동자 현실 반영 안 돼”
“라이더 간호사 등은 사각지대”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청년노동자의 반복되는 죽음을 막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전면개정안(김용균법)이 나왔지만 오히려 위험의 외주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구의역 3주기를 맞은 시점에 제기됐다.

청년전태일 주관으로 27일 개최된 ‘구의역 3주기 토론회 청년노동자, 반복되는 죽음을 막기 위한 방법’ 토론회에서 오민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변호사는 산안법 전면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오 변호사는 “이번 개정안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는 2016년 김군과 2018년 김용균씨의 사망사고로 시작됐다”며 “그러나 산안법 전면개정안이 통과된 후 시행령과 시행규칙 입법예고에 이르기까지 정작 청년 노동자들의 현실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입법예고안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자가 일하는 사람으로 범위가 축소된 점, 분류기준에 들어가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특수고용노동자가 산안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점 등을 문제로 꼽았다.

또 배달종사자의 경우 이륜자동차만 보호가 가능한 점, 법이 정하고 있는 도급금지 업무의 범위가 현행법과 달라지지 않은 점, 건설업에서 발주자를 도급인의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은 점 등도 문제점으로 제시됐다.

특히 산안법 전면개정안 하위법령에서 유해·위험물질 중 황산·불산·질산·염산 4개 물질의 개조·분해·해체·철거 작업과 해당설비의 내부에서 이뤄지는 작업, 그 밖에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으로 ‘산업재해보상보호법’ 제8조 1항에 따른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하는 작업만을 승인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관해 노동계는 제조업 공정·건설현장·발전소·시설관리 등 이미 도급이 자리 잡은 유해·위험업무는 여전히 도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김용균법에 김용균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배달산업 라이더들의 안전대책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에 따르면 라이더들은 비나 눈이 오는 날 무리한 배차와 업무지시로 사고를 많이 당한다.

그는 라이더들이 부당해고, 보험료가로채기, 과도한 수리비 부담 등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이더의 안전대책으로 ▲표준계약서 도입 ▲안전배달료 도입과 안전 규제 ▲기후변화에 따른 안전운행 보장 ▲콜 거부권 도입 ▲산재 강화 ▲보험료 문제 해결 등을 제안했다.

간호사들은 산안법 전면개정안의 혜택을 못 받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원영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간호사는 “우리는 비협조적인 타직종 직원 등이 작업장 유해요인이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가장 유해한 요인은 병원의 부족한 인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간호사의 실수 한번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감염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도 위험요인”이라고 말했다.

최 간호사는 “외국의 경우 신규간호사의 교육기간이 1년이다. 우리나라는 2개월 정도의 훈련기간밖에 없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주변 간호사들이 업무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선 청년노동자의 산재사망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산재사망사고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의 의무화 ▲작업 중지 해제조치 기준강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 ▲중고등학생에 대한 산업안전교육 ▲산재사망 유가족을 지원제도 도입 등이 제시됐다.

한편 재계는 지난달 22일 “이번 하위법령 개정안은 노사단체 및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긴 했지만 산업계의 핵심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법률 시행에 따른 사업주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작업 중지의 범위와 명령 요건인 동일 작업 등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번 하위법령 개정안에 담지 못한 작업 중지와 관계수급인 기준에 대해 향후 정부가 별도의 행정지침을 마련해 업계의 우려를 해소해 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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