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중국의 애국주의 고취방식은 여러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한국 전쟁시 미군과 장렬히 싸워 가는 내용을 담은 방송을 통해, 미국도 이기고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연일 방영한다. CCTV에서는 모택동의 활약상을 담은 드라마를 시리즈로 방송해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씩 성공해 가는 공산당의 활약과 장개석 일당을 퇴패시켜가는 프로그램과 중국인끼리 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암암리에 전파 시킨다. 

때마침 올해는 공산주의 혁명 70주년이 되는 해 이기에 애국주의 발양을 위해 관련된 정부주도로 행하는 국가적 교양활동도 적지 않다. 내외적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인식아래 체제를 결속시키고 시진핑의 통치철학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오전 6시부터 의용군 행진가를 TV에서 틀고 방송 중간, 중간 광고 시간에 공산당 혁명열사 묘를 청소년들이 헌화하는 모습들을 반복적으로 보여 주곤 한다. 집체적 모습의 일환인 청소년 캠프를 공산당 혁명유적지에서 실시하는 등 누가 봐도 뻔히 보여지는 장면들을 연출하지만, 중국인들은 그러한 장면을 통해 애국주의 의식들이 더욱 고양되어가는 것 같다.

중국공산당 판공청은 공식적으로 교육과 선전활동을 강화해 국가를 더욱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와 나의 조국’이라는 주제를 근간으로 각급 학교 단위에 직장에 지시를 통해 애국주의 고취 강연과 비디오 시청 발표 등을 할 것과, 활동내용들을 종합해 보고까지 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의 군부 독재시대에 있었던 일부의 내용들과 흡사하다고 보면 된다. 대학시절에 있었던 문무대와 전방실습 각각 1주일 군사훈련이 있었는데, 중국 대학생들은 지금도 군사훈련이 필수 과목으로 이수해야만 하는 과정 이 있기도 하다. 남녀불문하고 행한다. 한국은 당시에 여학생들은 군사훈련을 받지 않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젊은 학생들이나 일반 국민들 사이에 이러한 행위에 대해 내놓고 문제제기를 전혀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얼마 전 중국을 가서 중국친구들을 봐도 그렇고 오래전 유학 시에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깊게 애기를 해보진 않았지만, 그냥 그런 것 이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어릴 때부터 사상교육을 받았으니 당연히 여긴다.

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지만, 내 경제생활에 직접적 영향만 없으면 아무 상관이 없다. 민의가 조직화 되어 표출되는 집단이 없다. 내 생활 열심히 하고 흔한 말로 국가에서 하라고 하면, 하면 된다는 식이 아닌가 싶다. 정치와 나의 일상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가? 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나아가 언론의 자유가 널리 확장되어 있지 않다. 아직까지는 언론 통제를 잘하고 있다.

그 넓은 땅에 그렇게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는데, 교육과 인터넷과 방송장악을 통해 공산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그런대로 이끌어 가고 있다. 미국과 벌어진 무역전쟁도 표면적으로는 전혀 걱정 없다는 보도 형태이다. 공산당 특유의 선전교육활동들은 중국이 세계 최고 감이다. 시진핑을 중심으로 단결해 체제를 결속해 가자는 내용들이라고 보면 된다. 경제적 성공을 하나씩 이루어 가고 있지만 인간 본연의 자유를 향한 쟁취 의식과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받아야만 한다는 의식은 아직은 덜하다.

외부의 공격을 내부의 체제결속의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1949년 10월 1일 공산혁명이 성공했고, 70주년이 되는 금년에 미국과 총성 없는 전쟁을 한다. 옛날 한국 전쟁 시 그리고 개혁 개방 전 중국의 위상이 전혀 인정되지 않았을 때도 모든 고난을 이겨냈는데, 그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것이다. 그런데 인민들의 눈과 의식은 세계를 보고 조금씩 달라져 있다는 것을 중국 정부는 어떻게 보는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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