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눕체 봉 뒤로 히말라야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이 해가 지면서 마지막 햇빛을 받고 있다(출처: 뉴시스)
네팔의 눕체 봉 뒤로 히말라야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이 해가 지면서 마지막 햇빛을 받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높이 8848m의 세계 최고봉에 가려다 전 세계적으로 몰리는 등산객들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B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심각한 ‘인간 체증’ 문제에 직면한 에베레스트에서 올해 들어 벌써 10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BBC는 지난주에만 등반객 7명이 사망했으며 23일 하루 동안 세 명이 또 사망했다며 영국인도 사망자 명단에 올라있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올봄 총 381건의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을 허용했다. 그동안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 수를 줄이라는 요구도 있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등반 허가가 증가하며 결국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1인당 등반증 발급 비용은 1만1000달러(약 1308만원)다.

지난 25일 영국인 로빈 헤인스 피셔가 오전 하산하던 중 정상으로부터 약 150m 지점에서 탈진해 쓰러져 사망했다. 전날에는 아일랜드인 케빈 하인스가 에베레스트 등반 중 사망했다. 하인스는 티베트 쪽에서 오르기 시작해 정상을 밟지 못하고 해발 7000m 지점의 캠프로 돌아왔다가 숨졌다.

BBC 등 외신들은 최근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의 ‘힐러리 스텝’ 또는 ‘데드 존(dead zone)’으로 불리는 병목구간을 통과하는데 오랜 걸리는 바람에 사망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힐러리 스텝’은 정상 부근의 계단처럼 돌들이 삐죽삐죽 나있는 좁은 통로를 말한다. 워낙 폭이 좁기 때문에 등반가들이 많을 때는 오르내리는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데, 최근엔 등반가들이 크게 늘면서 통과하는데 수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해외 국적의 산악인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 약 320명이 등산객들이 정상에 오르기 위해 줄을 서 있으며, 해발 8000m가 넘는 고지대에서 추위, 고산병과 싸우며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죽음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현지 언론은 올해 에베레스트산은 예년보다 기상 조건이 좋아 등반 허가를 받은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 탓에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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