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6

반기문 “있어서는 안 될 일”

나경원 “외교부, 기강 해이”

강경화 “엄중문책하라” 지침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한미정상 간 통화 내용을 유출해 공개한 사실과 관련한 논란이 주말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반기문 전(前) 유엔 사무총장은 “정치권에 누설했다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라고 밝힌 반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외교부의 기강 해이를 주장했다.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강 의원의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 유출 사건에 대해 “그건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4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그런 걸 대외적으로, 특히 정치권에 누설했다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정상 간의 전화든 면담이든 기록은 쌍방의 합의가 있어서 발표하는 수준을 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기밀로 보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가진 예방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가진 예방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의 경우 외교 기밀은 30년간 보존했다가 30년 후에 검토해서 아직도 비밀로 보존해야 한다고 하면 계속 보존을 하고 아니면 대외 공개를 한다”면서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입장은 달랐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6차 집회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남북 정상회담은 감감무소식에 비핵화는 두 번의 미사일로 돌아왔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사진 한번 찍는 것으로 무마하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기밀이 아닐 것이고 기밀이라면 외교부의 기강이 해이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부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자유한국당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6차 규탄대회’를 연 가운데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5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자유한국당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6차 규탄대회’를 연 가운데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5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강 의원의 유출 사건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경 대처 의지를 밝혔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한일 외교장관 회담, 한불 전략대화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가운데 주OECD 한국대표부에서 “그동안의 사고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그간 외교부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있었지만 이번 일은 상대국과의 민감한 일을 다루는 외교공무원으로서 의도적으로 기밀을 흘린 사례”라면서 “출장 오기 전에 꼼꼼히 조사해 엄중문책하라는 지침을 주고 왔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직업 외교관이 양국 정상 간의 통화 내용을 실수도 아니고 의도적으로 흘린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조사 결과를 봐야겠지만 엄중 처벌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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