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사고 3주기] “그땐 몰랐는데 취업하니 이젠 내 일… 변한 게 없어 두렵다”
[구의역사고 3주기] “그땐 몰랐는데 취업하니 이젠 내 일… 변한 게 없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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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5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열린 ‘2019년 구의역 3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자와 시민이 구의역을 찾아 추모의 글을 스크린도어에 부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5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5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열린 ‘2019년 구의역 3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자와 시민이 구의역을 찾아 추모의 글을 스크린도어에 부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5

올해 5월 초까지 벌써 52명 산재 사망

‘위험의 외주화’ 환경개선 조성 힘써야

노동계, 산안법 개정 절실 “안전 강화”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구의역 사고를 처음 접했을 때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취업을 하고 보니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후로 사회가 크게 변한 것은 없는 거 같아 두려워요.”

강기문(25, 남, 서울 노원구)씨는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내선순환 승강장에서 외주 업체 직원 김군이 스크린도어를 혼자 수리하던 중 지하철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다.

24일 기자가 찾아간 구의역에는 ‘일하다 죽지 않는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더 이상 일하다 죽는 노동자가 없길 바랍니다’ 등 시민들이 김군에게 적은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구의역에 적힌 메시지를 보고 있던 김길자(45, 여)씨는 “내 아이가 이런 일을 당했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마음이 아플지 상상이 안 간다”라며 “포스트잇에 적힌 것처럼 일하다 죽는 사람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5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열린 ‘2019년 구의역 3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자와 시민이 구의역을 찾아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5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5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열린 ‘2019년 구의역 3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자와 시민이 구의역을 찾아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5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 등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

지난 21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정비사 인원을 늘리고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 결과 스크린 도어 고장이 3년간 약 68% 줄었다.

시는 2016년 9월 외주 용역업체 소속이던 스크린 도어 정비사를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스크린 도어 유지·관리·정비 업무와 관련한 직영화를 추진했다. 사고 당시 146명이던 정비사를 신규 채용 등을 통해 현재 381명으로 늘려 어떤 상황에서도 2인 1조 작업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고 김용균씨의 사망사고 등 산업재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와 비정규직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선 사회적 관심과 환경이 조성돼야할 필요가 있다. 노동건강연대는 작년 12월 16일부터 올해 5월 7일까지 총 52명의 하청·비정규직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조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5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열린 ‘2019년 구의역 3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자와 시민이 구의역을 찾아 헌화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5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5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열린 ‘2019년 구의역 3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자와 시민이 구의역을 찾아 헌화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5

◆노동계 “산안법 개정 시행령 강화해야”

노동계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시행령(김용균법)의 강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 등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가 위험방지 의무 부과 ▲사업주나 법인이 제3자에게 임대·용역·도급 등을 할 경우 위험방지 의무 부과 ▲산업재해 발생 시 사업주 등을 형사처벌 진행과 법인에 벌금부여 ▲공무원이 직무를 유기해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상 3억원 이하의 벌금 부과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은 2017년 4월 12일 정의당 고(故) 노회찬 대표가 발의한 후 2년이 넘도록 국회에 계류 중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시행령은 노동계와 재계 모두 만족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계는 산안법 시행령에 김씨가 담당하던 업무가 빠졌다고 지적했다. 원청의 안전보건 책임을 강화하는 취지로 도입된 도급 승인은 원청이 하·도급을 줄 때 고용노동부 승인을 받도록 한 제도다. 그러나 지난 4월 입법예고 된 산안법 시행령에서 도급 승인 범위는 4개 화학 물질의 설비·보수·해체·철거 작업 등으로 한정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5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열린 ‘2019년 구의역 3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자와 시민이 구의역을 찾아 추모의 글을 적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5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5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열린 ‘2019년 구의역 3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자와 시민이 구의역을 찾아 추모의 글을 적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5

노동계는 태안화력 김씨가 담당하던 업무나 구의역에서 사망한 김군이 담당하던 작업이 포함되지 않는 법안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또 대표적인 하청 노동자의 산업재해 현장인 조선업 하청도 도급승인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가 마련한 법안은 위험의 외주화 근절이 이뤄지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재계는 “이번 하위법령 개정안은 노사단체 및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긴 했지만 산업계의 핵심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법률 시행에 따른 사업주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업 중지의 범위와 명령 요건인 동일 작업 등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번 하위법령 개정안에 담지 못한 작업 중지와 관계수급인 기준에 대해 향후 정부가 별도의 행정지침을 마련해 업계의 우려를 해소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5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열린 ‘2019년 구의역 3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자와 시민이 구의역을 찾아 추모의 글을 적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5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5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열린 ‘2019년 구의역 3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자와 시민이 구의역을 찾아 추모의 글을 적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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