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을 가장 쉽고 빠르게 한눈에 알 수 있는 천안박물관 ⓒ천지일보 2019.5.25
천안을 가장 쉽고 빠르게 한눈에 알 수 있는 천안박물관 ⓒ천지일보 2019.5.25

 

영·호남과 충청 ‘삼남의 통로’
흥타령관·천안삼거리공원까지
흥과 함께 정취에 취하다
 

복합 문화공간 ‘천안박물관’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유물들을 한자리서 보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천안 삼거리 흥, 능수야 버들은 흥”으로 시작되는 흥타령(천안 삼거리) 민요와 태조왕건 하면 떠오르는 지역. 바로 천안이다.

특히 천안삼거리는 옛날 영남과 호남과 충청도에서 한양(서울)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북쪽으로는 서울, 남쪽으로는 경상도인 대구·경주 방향과 서쪽으로는 전라도인 논산·광주·목포 방향으로 가는 길이 나뉘는 삼남대로의 분기점으로 알려진 곳이다. 곧 삼남의 사람과 문물이 교류하던 역사적인 장소며 능소와 박현수의 애틋한 전설과 천안삼거리 흥타령이 전해지는 곳이다.

천안에는 다양한 명소들이 있는데, 천안을 가장 쉽고 빠르게 한눈에 알고 싶다면 이곳을 찾으면 된다. 바로 천안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복합 문화공간인 ‘천안박물관’이다. 인근에는 ‘천안삼거리공원’이 있어 나들이도 함께 즐길 수 있고, 천안박물관 바로 건너편에는 전통술과 전통춤의 전문박물관인 ‘흥타령관’이 있어 이 세 곳은 하루 혹은 반나절 만에 천안에서 무료로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힐링코스가 되는 셈이다.

천안박물관은 선사유적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천안의 이야기들이 담긴 다양한 유적과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곳곳에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코스들이 있어 아이와 함께 가족단위로 주말시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박물관은 월요일 휴관이며,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는 상시 운영된다. 하루에 4회(9시 30분, 11시, 13시 30분, 15시) 전시 해설도 있어 해설사와 함께 설명을 들으면 관람한다면 천안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기획전시실을 비롯해 다다어린이체험관, 공연장, 야외공연장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열린 문화공간이 있다.

가장 먼저 천안시의 주변 지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모형에서는 천안 지명의 유래를 듣게 된다. 천안(天安)은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곳’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930년 고려 태조왕건이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루기 위해 태조산에 올라 지세를 살핀 후 천하대안의 땅이라는 이름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맞이하게 되는 고고실에서는 선사시대부터 고대까지 천안에서 출토된 유물이 전시돼 있다. 두정동 C·D지구, 용곡동, 청당동 네 곳에서 구석기시대 유적이 발견됐고, 신석기시대는 고재미골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빗살무늬토기가 있다. 천안에는 청동기시대 유물이 특히 많이 발굴됐다.

박물관 내부 고교실 전시 모습 ⓒ천지일보 2019.5.25
박물관 내부 고교실 전시 모습 ⓒ천지일보 2019.5.25

전시실 가운데 바닥에는 9호 돌덧널무덤을 재현한 공간이 있다. 유독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는데, 중국 유물인 흑유계수호다. 이는 중앙부에서 당시 하사한 것으로 이곳의 세력이 강하니 중앙부에서 중국 유물을 하사함으로써 치하하는 동시에 ‘우리 뒤에는 중국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견제의 목적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또 이를 통해 당시 천안 이곳의 위세가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유물이기도 하다고 해설사는 설명했다.

9호 돌덧널무덤에서 발굴된 중국 유물인 흑유계수호의 모습. 이는 중앙부에서 당시 하사한 것으로 이곳 천안의 세력이 강하니 중앙부에서 중국 유물을 하사함으로써 치하하는 동시에 ‘우리 뒤에는 중국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견제의 목적이었던 것을 알게끔 해주는 유물이다. ⓒ천지일보 2019.5.25
9호 돌덧널무덤에서 발굴된 중국 유물인 흑유계수호의 모습. 이는 중앙부에서 당시 하사한 것으로 이곳 천안의 세력이 강하니 중앙부에서 중국 유물을 하사함으로써 치하하는 동시에 ‘우리 뒤에는 중국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견제의 목적이었던 것을 알게끔 해주는 유물이다. ⓒ천지일보 2019.5.25

고고실 다음에는 역사실이 나온다. 역사실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천안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향촌사회의 생활상을 중심으로 전시돼 있다. 천안읍지 영성지를 비롯해 목천·직산의 읍지 및 각종 고문서 그리고 박문수와 홍진도의 초상화와 교지를 통해 조선시대 천안의 인물과 만날 수 있다. 특히 이곳에는 천안의 국보 3개 유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물론 모형이지만 실제와 아주 흡사하다. 우선 국보 제7호인 봉선홍경사 갈기비다. 화려했던 절은 현재 소실되고 터와 비석만 남아 있다. 실물을 보고 싶다면 서북구 성환읍 대홍리에 위치한 봉선홍경사터를 방문하면 된다.

뒤를 이어 우리나라 3대 종으로 알려진 국보 제280호 천흥사동종을 볼 수 있다. 실물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다.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종으로 유일하게 만들어진 시기를 알 수 있는 명패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종소리도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데, 오랫동안 은은하게 울려 퍼져 진짜 천흥사동종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끔 한다. 천흥사 역시 소실돼 터전만 남아 있다. 마지막 국보로는 동국대박물관에서 보관 중인 국보 제209호 보협인석탑을 볼 수 있다. 탑 테두리에 그려진 그림들을 탑 뒤 배경으로 다시 옮겨놨는데 그림마다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하다.

예부터 왕들이 질병치료를 위해 온양온천을 가기 위해서 꼭 이곳을 들려 하루 묵어야했던 직산현 관아는 현재 향교와 관아만 조금 남아 있는데, 웅장한 관아를 모형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국보 제7호인 봉선홍경사 갈기비와 뒤로 국보 제280호 천흥사동종의 실제 모습과 흡사하게 만들어놓은 모형이 보인다. ⓒ천지일보 2019.5.25
국보 제7호인 봉선홍경사 갈기비와 뒤로 국보 제280호 천흥사동종의 실제 모습과 흡사하게 만들어놓은 모형이 보인다. ⓒ천지일보 2019.5.25

천안삼거리의 옛 모습을 재현한 천안삼거리실에서는 영호남과 충청 사람들이 한 곳에 모였을 당시 모습을 상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능소와 박현수의 애틋한 전설과 천안삼거리 흥타령이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어린이들이 가장 즐길 수 있는 다다어린이체험관에서는 조선시대 직업체험, 증기기차 체험, 황제어차 타기, 칠판 그림그리기, 다양한문화 체험교실, 도솔극장 영화상영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근대실은 근대 천안이 겪었던 역사적 경험과 천안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유관순, 이동녕 등 천안출신 애국지사들의 삶과 활동상을 볼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야외에서는 민속체험장과 숲속을 산책할 수 있는 코스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천안삼거리를 재현한 천안삼거리실 ⓒ천지일보 2019.5.25

천안삼거리를 재현한 천안삼거리실 ⓒ천지일보 2019.5.25

 

증기기차 체험관 ⓒ천지일보 2019.5.25

증기기차 체험관 ⓒ천지일보 2019.5.25

 

황제어차 타기 체험 모습 ⓒ천지일보 2019.5.25
황제어차 타기 체험 모습 ⓒ천지일보 2019.5.25

천안박물관 건너편 흥타령관으로 가면 삼국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전통술의 역사와 함께 술을 담그는 제조과정, 전국의 전통명주까지 전시돼 애주가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흥타령문화실에는 전통춤에 관한 자료가 전시됐다.
 

천안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흥타령관 ⓒ천지일보 2019.5.25

천안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흥타령관 ⓒ천지일보 2019.5.25

 

흥타령관 명주관 전시실 ⓒ천지일보 2019.5.25

흥타령관 명주관 전시실 ⓒ천지일보 2019.5.25

 

흥타령관 국제춤대회 자료 전시 모습 ⓒ천지일보 2019.5.25

흥타령관 국제춤대회 자료 전시 모습 ⓒ천지일보 2019.5.25

 

천안삼거리공원 전경 (제공: 천안시) ⓒ천지일보 2019.5.25

천안삼거리공원 전경 (제공: 천안시) ⓒ천지일보 2019.5.25

 

천안삼거리공원 (제공: 천안시) ⓒ천지일보 2019.5.25
천안삼거리공원 (제공: 천안시) ⓒ천지일보 2019.5.25

이같이 유서 깊은 천안삼거리를 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해 천안시는 가로수로 능수버들을 심었고, 넓지 않은 호숫가에 화축관의 문루이던 영남루를 옮겨 수중에 세웠다. 천안박물관과 흥타령관을 보고 나서 천안삼거리공원을 걷게 되면 천안의 역사와 문화가 더욱 와닿는 낭만의 거리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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