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1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1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1

민주당 “분별없는 행동” 비판

한국당 “정당한 의정활동” 반박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고교 후배인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외교관을 통해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 내역을 유출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24일 더불어민주당은 강 의원을 외교상 기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 송기헌 법률위원장은 서울중앙지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발장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강 의원은 한미 정상간 비공개 통화내용을 공개함으로써 3급기밀에 해당하는 외교상기밀을 누설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5월 하순에 일본을 방문한 뒤에 잠깐이라도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제안을 듣고 ‘흥미로운 제안이다. 만약 방한을 한다면 일본을 방문한 뒤에 미국으로 돌아가는 귀로에 잠깐 들르는 방식으로 충분할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내부감사를 벌였고, 주미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유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강 의원의 분별없는 행동은 국회의원 면책특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외교상의 기밀을 누설하거나 누설할 목적으로 기밀을 탐지 또는 수집한 강 의원에게 ‘외교상 기밀누설죄’를 적용해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당 박광온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기밀 유출이 공익제보라면 도둑질이 선행”이라고 비판하면서 “공익제보는 불법·부정·비리를 내부 고발하는 공익적 행위다. 한미 정상의 통화에 무슨 불법이 있고 부정이 있느냐. 한국당은 국민들께 무릎 꿇고 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2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2

한국당은 강 의원의 통화내용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정당한 의정활동임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민주당의 고발을 비판했다.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권에 불리한 사실이 공개됐다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야당 의원의 지적을 형사고발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청와대가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해 정권의 유불리에 따라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같은당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정부는 방한을 구걸한 사실이 드러나자 아니라고 펄쩍 뛰면서도 뒤로는 일을 발설한 외교관 색출 작업을 벌였다”면서 “외교적으로는 구걸하고, 국민은 기만하고, 공무원은 탄압하는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철저한 진상규명, 강 의원에 대한 처벌 등과 같은 주장도 나왔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정치공세만 난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기밀 누설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함께 원칙에 따른 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외교 기밀을 누설한 강 의원과 외교관을 외교 기밀누설죄로 처벌해야 한다”며 “한국당은 외교 기밀 유출로 한미관계를 위기에 빠트린 강 의원을 즉각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기밀로 보호받는 한미 양 정상간의 대화를 취득, 누설한 행위는 심각한 불법행위”라고 지적하며 “나 원내대표는 자당 출신의 의원을 그 정도 감싸줬으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