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액상전자담배 1위 ‘쥴(JOOL)’ 상륙[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미국 액상전자담배 시장 1위 ‘브랜드 쥴 랩스’가 22일 성수동 어반소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쥴’의 국내 출시 소식을 알렸다.ⓒ천지일보 2019.5.22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미국 액상전자담배 시장 1위 ‘브랜드 쥴 랩스’가 22일 성수동 어반소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쥴’의 국내 출시 소식을 알렸다.ⓒ천지일보 2019.5.22

냄새 없고 휴대하기 편리해

美 고교생 흡연율 2배 올라

학부모 “통제하기 어려울듯”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점차 확대되는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면서 이를 사용하는 청소년이 늘고 흡연율 또한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전자담배 시장 1위 제품인 폐쇄형 시스템 전자담배(CSV, Closed System Vaporizer) ‘쥴(JUUL)’이 24일부터 한국에서 정식 판매되기 시작했다.

액상형 전자담배인 쥴은 손가락 길이만 한 ‘이동식 저장장치(USB, Universal Serial Bus)’ 모양의 본체에 포드(POD)라는 니코틴 함유 액상 카트리지를 끼워 피우는 담배다. 냄새가 없고 외형도 USB 형태라 휴대가 편리해 출시 2년 만에 미국시장 점유율 70%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문제는 성인뿐 아니라 해외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고교생의 흡연율은 2017년 11.7%였는데 쥴이 출시된 지 불과 1년 만인 2018년엔 20.8%로 약 2배나 증가했다.

이날 국내에 출시된 쥴은 다른 전자담배(궐련형)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청소년들의 접근이 쉬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쥴을 사용할 때 연무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USB를 닮은 외형은 쥴을 잘 알지 못하는 교사나 학부모가 알아보기 힘들어 적발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점차 증가하는 청소년 흡연율의 증가세를 더욱 가파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19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흡연율은 2014년 9.2%, 2015년 7.8%, 2016년 6.3%로 점차 감소하다가 2017년 6.4%, 2018년 6.7%를 나타내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학사모) 대표는 “크기나 모양이 USB와 비슷하다보니 잘 모르는 어른의 경우 아이들이 쥴을 갖고 있어도 통제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접한 아이들이 호기심에 몰래 구입해서 사용하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학교 교사와 학생이 함께 논의해 담배 사용을 제한하고 흡연 학생을 줄여나가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며 “미래 세대인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정부의 세심한 정책도 요구된다”고 밝혔다.

청소년의 흡연은 성인의 흡연보다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기 때문에 특별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에 따르면 청소년은 폐가 계속 성장하는데 흡연하는 학생들의 폐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흡연예방과 금연촉진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연길라잡이’에 따르면 청소년이 흡연을 시작하면 보통 23개월 내 흡연중독과 같은 증상을 보이면서 금연 시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청소년기에 시작한 담배는 성인돼 피는 경우보다 흡연기간이 늘어나 그만큼 니코틴 의존도가 높게 나타난다.

금연길라잡이는 “전자담배는 청소년이 흡연을 시작한 이후 일반 궐련 담배로 쉽게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전자담배의 사용실태, 안정성, 금연 등의 효과 파악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더불어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영기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청소년들의 신종담배 사용은 니코틴 중독을 일으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만성 흡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어떤 종류의 담배든 흡연 시작 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담배 판매와 광고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기로 했다. 관계부처와 협력을 통해 편의점 등 담배소매점에서 청소년에게 담배와 전자담배 기기 장치류를 판매하는 행위를 6월까지 집중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또한 학교와 가정에서 청소년의 신종담배 사용을 인지하고 지도·통제할 수 있도록 학교와 학부모에게 신종담배의 특징과 유해성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5월 말부터는 신종담배 모양, 제품 특성, 청소년 건강 폐해 등을 일선 학교에 제공하기로 했다.

오는 7월 중에는 국가금연지원센터 홈페이지에 담배 불법 광고·판촉 신고센터를 개설해 신고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 청소년을 포함한 일반국민의 신종담배 사용률, 빈도, 일반담배·궐련형 전자담배와의 중복사용 여부 등 사용 행태를 조사해 금연정책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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