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3일 오후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년 추도식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3일 오후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년 추도식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3

문희상 “역사는 진보… 참이다”

이낙연 “노무현, 큰산맥 만들어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참석

과거 추도식과는 다른 분위기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이 ‘새로운 노무현’을 주제로 23일 오후 2시부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거행됐다.

노무현 재단은 노 전 대통령을 잃은 지 10년이 된 올해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원년이 되길 희망하는 의미에서 새로운 노무현을 표어로 내세웠다. 노 대통령에 대한 애도와 추모를 뛰어넘어 깨어있는 시민들이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추도식은 유정아 전 노무현 시민학교 교장 사회로 국민 의례, 유족 인사말과 추모 영상,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문희상 국회의장 추도사, 가수 정태춘씨 추모 공연, 이낙연 국무총리 추도사, 노무현 재단 정영애 이사 인사말, 노래를 찾는 사람들 추모 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참배 등 순서로 진행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모역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모역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3

문희상 의장은 추도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완성하지 못했던 세 가지 국정목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 이제 노무현의 그 꿈을 향해 다시 전진하겠다”며 “우리는 지난 10년을 통해 잠시 멈출 수는 있어도 결국 역사는 진보한다는 명제가 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하게 기억하지 않는다면 두 번 잃는 것”이라며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이제 우리는 ‘새로운 노무현’을 찾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총리도 “대통령님은 제가 엄두 내지 못했던 목표에 도전하셨고, 저희가 겪어보지 못했던 좌절을 감당하셨다”며 “그런 도전과 성취와 고난이 저희에게 기쁨과 자랑, 회한과 아픔이 됐고. 그것이 저희를 산맥으로 만들었다”고 애도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경남지사는 이날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항소심 재판으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모친상을 당해 불참한 가운데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전직 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시 대통령은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 초상화를 언급하고 “인권에 헌신하며 친절하고 따뜻하며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한 분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렸다”며 “노 전 대통령은 자기 목소리를 용기있게 낸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한국의 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정숙 여사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정숙 여사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에 노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건호씨가 유족을 대표해 화답했다. 그는 “특별히 멀리서 와주신 부시 대통령님에 감사드린다”며 “아버지와 부시 대통령 두 분께서 재임하던 시절 참으로 많은 일을 함께했고, 한미관계는 새로운 관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번 추도식은 과거와는 달리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권양숙 여사 등 유족들도 가끔씩 웃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추모객들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을 표출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지켜봤다.

이날 추도식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참석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또 권양숙 여사 등 유족과 조지 부시 전(前) 미국 대통령,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등이 참석했다.

추도식은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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