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무현 10주기를 맞이하며
[기고] 노무현 10주기를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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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전 동의대 철학윤리문화학과 외래교수

ⓒ천지일보 2019.5.23
ⓒ천지일보 2019.5.23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한 지 십 년이 흘렀다. 오늘 5월 23일은 그가 서거한 지 10주기가 되는 추모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불우한 말년을 보내며 생을 마감하셨지만 지금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대통령, 가장 친근하고 서민적이며 이웃같은 대통령으로 우리 곁에 남아있다. 아마도 세월이 더 많이 흐를수록 그 이름은 더욱 빛날 것이다.

말로 사는 게 정치인이라고 한다지만 그분만큼 또 유명한 말, 심중을 파고드는 말을 많이 남긴 이도 흔치 않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말이 아마도 그의 비석에 아로새겨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일 것이다.

민주주의가 파괴되지 않고 유지되려면 먼저 ‘깨어있는 시민’이 있어야 한다. 공동체의 역사를 이해하고 현재의 모순을 통찰하며 미래의 비전을 고민하는 균형감각을 지닌 각성된 시민의식의 소유자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고대 희랍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란 ‘좋은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릴 때 의미한 '굿 시티즌'이 일맥상통한다. 깨어있는 시민, 좋은 시민은 이념 지향성도 사상 지향성도 아닌 노무현 대통령께서 그렇게 강조하셨던 ‘원칙과 상식’을 지키고 이를 추구하는 ‘열린 사회의 비판적 시민’이다.

사물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비판 의식은 바로 이성적, 합리적 의식이며 이는 나를 포함 세상 모든 것을 향한 열린 지성, 깨어있는 시민의식이다.

그리고 이러한 깨어있는 시민이 조직화돼 구체적인 힘을 지닐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은 어떻게 구현될까?

노 대통령께서 구체적으로 직시하지는 않으셨지만 나는 그 가능성을 시민사회의 영역에서 찾고 싶다. 왜냐하면 깨어있는 시민은 사상과 정파, 진영 논리에서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하므로 특정 정당이나 정파의 조직은 될 수 없을 것이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 싹을 피우고 십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정치권에 많은 열매를 맺었다. 저마다 ‘노무현의 아들’과 ‘노무현의 정신’을 외치고 있지만 십 년이 흐른 지금 노무현이 추구한 이상과 가치가 진짜로 ‘열매’ 맺고 있는지는 곰곰이 생각해볼 노릇이다.

나는 오늘 수많은 이들과 함께 그를 추모하며 생전에 그가 추구한 이상과 신념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그리고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 사회 현실 속에서 그의 정치적 신념과 가치를 우리는 얼마만큼이나 계승하고 또 추구하고 있는지 성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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