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년 추모행사에 참석한 추모객들이 행사장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천지일보 2019.5.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년 추모행사에 참석한 추모객들이 행사장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천지일보 2019.5.23

추모객, 남녀노소 연령대 다양

경호·경찰 인력배치 눈에 띄어

[천지일보=김성완·김태현 기자]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는 수많은 추모 인파가 몰렸다.

추도식 시작 한시간 전인 오후 1시쯤 봉하마을 도착 1.5㎞ 전부터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 묘역을 향하는 논길을 따라 차량과 사람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주변 농지·농로 등이 간이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었으나, 이미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함께 걸어가는 시민들은 남녀노소,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다양했다.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옷을 입은 사람들, 손을 꼭 잡은 연인들, 아이를 안고 있는 부모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어우러져 이동하고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자리였지만, 다들 밝은 표정이었다.

창원에서 왔다는 강미경(56)씨는 “항상 그립다. 살아계실 때 지켜주지 못한 마음의 부채를 담고 살아가고 있다”면서 “그런 미안함 때문에 추도식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신, 즉 그분이 말씀하셨던 ‘국민이 주인이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자원봉사로 분주한 김세희(53, 경남 김해시)씨는 “우리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서민 대통령이셨다”며 “특히 특권을 깨고 내려놓기 위해 노력했다. 나아가 더불어 사는 세상, 사람사는 세상을 위해 원칙과 상식을 지키려고 하셨던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행사장 주변에 배치된 부스에는 노란 티셔츠와 노란 풍선, 노란 모자 등을 구입하려는 추모객들로 북적거렸다.

특히 더워진 날씨로 선글라스와 양산을 쓴 여성, 밀짚모자를 쓴 남성 등 벌써부터 더위를 걱정하는 모습이 웃음짓게 했다.

이번에 두 번째 발걸음을 했다는 김영희(50대, 서울 은평구)씨는 “노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고 약자를 대표하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분이셨다”며 “서민에게 가장 가까이 계셨던 대통령이었다. 그분의 가치를 지켜드리고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봉하마을 입구에는 길가에 줄지어선 노랑 바람개비가 추도객을 맞이했다. 이번 추도식은 10주기인데다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 정치권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하는 만큼 예년보다 많은 참배객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서인지 안전 유지를 위해 마을 곳곳에 배치된 경찰·경호 인력들도 눈에 띠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3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추도식은 새로운 노무현이라는 표어로 진행된다.

노무현 재단은 노 전 대통령을 잃은 지 10년이 된 올해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원년이 되길 희망하는 의미에서 ‘새로운 노무현’을 표어로 내세웠다. 노 대통령에 대한 애도와 추모를 뛰어넘어 깨어있는 시민들이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재단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추도하는 분위기였다면, 올해는 추도식 음악, 영상, 메시지 등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미래를 말하는 추도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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