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EU 유럽의회 의원(MEP)들이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의 국정연설을 듣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해 9월 EU 유럽의회 의원(MEP)들이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의 국정연설을 듣고 있다. (출처: 뉴시스)

28개국 4억 2700만명 투표

EU ‘수장’ 집행위원장도 선출

난민·기후변화·테러 핵심쟁점

反난민 극우정당 돌풍 관심

[천지일보=이솜 기자] 유럽연합(EU)이 23일 영국과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EU 입법기관인 유럽의회를 구성할 의원 751명을 선출하는 투표에 돌입한다.

인도, 중국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 규모의 ‘민주주의 축제’로 꼽히는 이번 선거에서는 26일까지 4일간 28개 EU 회원국 4억 2700만명의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한다.

올해 제9대 유럽의회선거는 지난 2015년 본격화한 유럽 난민사태 이후, 2016년 6월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처음으로 범유럽 대상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개표는 26일 모든 회원국의 투표가 끝나고 난 뒤 시작된다.

지난 60여년간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에 맞서 ‘하나된 유럽’이라는 목표를 내세워 온 EU는 유럽 난민사태와 브렉시트 결정을 거치면서 통합이냐 해체냐는 갈림길에 직면해 있다.

이에 이번 선거에서 드러나는 표심의 향방은 향후 EU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이후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는 투표율이 40%대로 저조했다.

처음 유럽의회 선거가 실시된 지난 1979년의 투표율은 61.8%였으나 1999년엔 49.5%, 2004년엔 45.6%, 2009년엔 43.0%, 2014년엔 42.6%로 선거를 거듭할수록 계속 낮아져 이번 서거 투표율 역시 50%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결과는 EU의 행정부 수반격인 EU 집행위원장 결정을 위한 중대한 과정 중 하나라는 점에서 투표 결과가 주목된다.

EU는 지난 2014년부터 유럽의회 선거결과와 EU 집행위원장 선출을 연계해 행정부 수반을 직선제로 선출하고 있다. 유럽의회 선거결과 최다 의석을 차지한 정치그룹의 대표가 집행위원장 후보 1순위가 될 전망이다.

EU 집행위원장 후보로는 중도 우파 성향 유럽국민당(EPP) 계열의 만프레드 베버 유럽의회 의원, 중도 좌파 성향 사회당 계열(S&D)의 프란스 티머만스 집행위 부위원장, 반EU·반난민을 내세우는 극우·포퓰리스트 그룹에선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등이 유력,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EU는 지도부 구성 시에 지도부를 구성할 때 지역, 정치적 이념, 초기 회원국과 후발 회원국의 조화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기 때문에 집행위원장 선출은 이후 이어질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유럽의회 의장,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유럽중앙은행(ECB) 등 차기 EU 지도부 선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향후 5년간 EU 정치지형을 재편하는 시작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유럽의회선거의 최대 쟁점은 난민 문제와 기후변화, 테러문제, 경제성장 및 실업 문제 등이다.

유럽 난민 사태와 브렉시트 이후 반(反)난민·반(反)EU를 내세우는 극우성향의 포퓰리스트 정당이 꾸준히 지지기반을 넓히는 가운데 극우·포퓰리스트 정당의 돌풍이 계속될지 여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또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문 승인문제를 매듭짓지 못해 브렉시트가 오는 10월 말까지로 연기되고 영국 내 브렉시트 해법을 놓고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영국 유권자 표심의 향방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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