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지난 16일 전남 나주시 39­-17마중(난파고택)에서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3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지난 16일 전남 나주시 39­-17마중(난파고택)에서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3

‘전봉준과 민종렬’소개

동학정신 ‘화합·상생·평화’
역사문화도시 ‘블루오션’
세계문화도시 가능성多
역사적恨… 興으로 승화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역사문화 ‘블루오션’의 도시 나주는 역사자원을 새롭게 창조해 대한민국 대표 역사도시를 넘어 동아시아, 세계로 나가야 합니다.”

동학농민혁명 제125주년을 맞아 황토현 전승일(5월 11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동학농민혁명에 전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16일 나주를 방문한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이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은 국립나주박물관에서 ‘방법이 다른 민본의 길, 전봉준과 민종렬’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 후 39­-17마중(난파고택)에서 박맹수 원광대학교총장(원불교사상연구원장, 동북아역사재단 자문위원,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 편집위원)을 만나 나주동학농민혁명의 특징과 의의, 나주시민이 나아갈 방향 등을 들어봤다.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은 “동학혁명은 노비를 죽여도 문제가 안 되던 시절, 전근대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새로운 틀을 크게 흔든 사건이고, 모든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민주주의 토대가 된 최초의 사건”이라면서 운을 뗐다.

이어 박맹수 총장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봉준의 무장포고문과 나주읍성 전투를 소개하며 “당시 최고지도자 전봉준과 나주목사 민종렬이 서로 다른 진보, 보수의 길을 걸었지만 백성을 사랑하는 민본정신(보국안민)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제1차 동학농민혁명 당시 나주읍성을 공략하지 않고 피해갔던 적이 있는 전봉준이 집강소 설치에 담판하고자 서성문에 입성했을 때, 민종렬은 그를 충분히 체포할 수 있었음에도 체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그는 “조선 왕조 500년을 지탱해 왔던 유학에는 당초부터 ‘민본’사상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민본’의 본의에 다가가고자 했던 전봉준의 ‘꿈’을 나주목사 민종렬도 마음으로 공감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1차 봉기 과정에서 동학농민혁명이 대승리를 거둔 가장 큰 배경으로 동학지도부가 내건 ‘잘못돼 가는 나라를 바로잡고 도탄에서 헤매는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는 보국안민 정신을 꼽았다.

그는 “보국안민 정신은 민중뿐 아니라 향리들의 공감대를 얻었다. 부패한 나라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마음은 같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무기나 식량 등을 지원했으며 목숨을 걸고 각 지역에서 동학군을 지원한 지식인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동학혁명군 역시 엄격한 행동강령과 기율을 통해 백성들의 목숨과 생활, 재산을 보호하고자 했으며 높은 도덕성을 바탕으로 불살생(不殺生)의 길을 추구해 공감대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 총장은 나주 근대사를 설명하며 “‘동학농민혁명은 역사상 가장 많은 참여자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이라며 “관군의 탄압, 일제의 최신무기까지 더해져 전국적으로는 약 30만명이 희생됐는데 그중 3000여명이 나주사람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곳이 바로 이곳 나주”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역사를 가진 나주에서 전봉준과 민종렬이 보여줬던 보국안민 정신을 토대로 역사문화자원을 발굴, 새롭게 창조해서 켜켜이 얽힌 역사의 매듭을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주는 모든 역사적 한을 풀고 모두가 만나게 만들고, 민족·계급·성별을 넘어서 화해와 상생을 통해 남북통일과 동아시아의 평화로 나갈 수 있는 축적된 자원, 에너지 자료가 아직 미발굴 미해석 상태로 보물창고처럼 간직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주는 동학혁명 피해, 일제강점기 지배, 광주로 관찰부 이동 등 역사상 한과 설움을 가진 도시지만, 거꾸로 이제는 한(恨)을 흥(興)으로 승화시켜 역사문화 일등도시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긴 호흡으로 바라보면 호남의 중심, 대한민국 중심으로서의 나주는 어렵지 않다. 역사가 훼손되지 않고 가장 오염되지 않은 이곳이 바로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日出(일출)’지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역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자기 세대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된다”며 “나주시민들은 5000년 역사 속 짧은 과거 100년 역사에 갇혀있지 말고, 아픔을 딛고 다시 새롭고 찬란한 ‘나주 르네상스’의 역사를 창조해 대한민국, 세계로 나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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