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연평도 해상훈련이 안보 위협”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악화일로인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가 이사국들의 견해차로 의장성명안 도출에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안보리 이사국인 러시아의 요청으로 19일(현지시간) 개최된 이번 회의는 중국・러시아 대 미국・서방 국가의 양자 구도로 흘러가면서 각국의 입장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은 한반도 긴장의 책임은 북한에 있으며 이번 사격훈련은 남한 영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북한이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고 중・러 측과 팽팽히 맞섰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한국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에 대해 자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연평도 사태 발생 직후 “민간인의 희생을 가져온 연평도 포격은 규탄 받아 마땅한 일”이라며 북한의 도발을 강하게 비난하는 태도를 보인 러시아는 한국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계획이 발표되자 ‘남북한에 대한 우려와 자제를 촉구한다’면서 이번 훈련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가 연평도 사격훈련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에는 이번 훈련이 남북 간 군사 충돌을 부추길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중・러가 직접적인 안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일각에서는 북한으로부터 중・러가 이번 사격훈련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을 경우의 수도 내놓고 있다.

이달 순회 안보리 의장인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장시간 마라톤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안보리 내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남아 있는 견해차는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한반도 문제에 대해 각국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논의는 안갯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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