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6자회담 틀 통해 북 도발 막을 수 없다”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연평도 사태 이후에도 계속되는 북한의 위협적인 태도와 핵개발 움직임으로 인해 6자회담 재개를 바라보는 시선이 밝지 않다.

우선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의 도발에 대해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압박받던 중국은 ‘6자 수석대표 긴급회의’라는 변형된 6자회담을 꺼내 놓았다.

이에 대해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은 6자회담 자체가 가지는 효력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금까지 6차에 걸쳐 6자회담을 열어왔지만 북한의 핵개발은 계속됐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의지와 조치 없이는 기대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6자회담 재개를 고수하고 있다.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은 지난 16일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6자회담이 한반도 문제를 풀고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는 유일하고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반면 지난 16~19일까지 북한의 초청을 받아 평양을 방문했던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 주지사는 북한 군부의 주요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북한은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의지 표명을 넘어서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며 포격과 같은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 13일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 전망’을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은 “북한은 이제 막을 수 없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6자회담 틀로서는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니시노 준야 일본 게이오대 교수도 이날 회의에서 “남북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기존의 6자회담 틀로서는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며 “6자회담을 재개한다 하더라도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16일 아산정책연구원 세미나에서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중국이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기존의 6자회담은 북・미 양자대화에 무게 중심이 너무 실렸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6자회담을 제외하곤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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