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삼국지] 손견의 죽음 1
[다시 읽는 삼국지] 손견의 죽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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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윤 소설가

광풍이 불어 손견의 깃발이 부러지자 한당이 불길한 징조라고 손견에게 잠시 군사를 물리자고 권했으나 손견은 듣지 않고 군사를 독려해 양양성을 급하게 공격하고 있었다.

한편 유표의 진영에서는 괴량이 다시 유표에게 권했다.

“어젯밤에 천문을 보니 한 개 장성(將星)의 별이 빛을 잃어 곧 떨어지려 했습니다. 분도를 헤아려 보니 영락없이 손견의 별입니다. 주공께서는 속히 원소에게 글을 보내시어 구원을 청하십시오.”

유표는 곧 원소에게 구원을 청하는 글을 보냈다.

“누가 감히 포위망을 돌파하고 원소한테 이 서신을 가지고 가겠는가?”

그 소리에 한 사람이 자원을 하고 나왔다. 유표와 괴량이 바라보니 건장 여공이었다. 괴량은 여공에게 계교를 알려 주었다. “자네가 간다면 내 계교를 듣고 꼭 그대로 실행하게. 활 잘 쏘는 군마 오백을 데리고 활을 쏘면서 적진을 뚫고 현산으로 곧장 달리게. 손견은 반드시 자네를 쫓을 것이네. 자네는 백 명의 군사를 산에 오르게 하여 돌을 준비시키고 또 다른 백 명은 활을 가지고 숲 속에 매복한 뒤에 쫓는 적을 그 장소로 유인해 돌과 화살을 동시에 공격하게. 만약 적병이 계속 쫓거든 연주포를 놓아라. 내가 성 안에서 응접하겠네. 그렇지 않고 적의 추병이 없거든 호포를 놓지 말고 원소한테로 달려가게. 오늘 밤엔 달이 밝지 않을 테니 황혼이 지거든 바로 출발하게.”

여공은 괴량의 계교를 들은 뒤에 군마를 단속해 황혼 때가 지나자 조용히 동문을 빠져 적군을 시살하면서 현산으로 달렸다.

그 때 손견은 진영에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는 함성 소리를 듣자 급히 30여 기를 거느리고 영문 밖으로 나오니 파수 보던 병사가 황급히 아뢰었다.

“양양성에서 한 떼 군마가 우리 군사들을 시살하고 현산으로 달려갔습니다.”

그 보고를 받은 손견은 다른 장수들을 부르지 않고 30여 기만 거느리고 뒤를 쫓았다. 그 순간 여공은 벌써 산에 올라 군사들을 매복시키고 있었다.

손견의 명마는 빨랐다. 그는 10여 기를 뒤에 둔 채 앞서서 말을 달렸다. 손견이 산 속에서 앞을 바라보니 여공이 달아나는 것이었다. 손견이 큰소리로 꾸짖었다. “앞에 가는 적장은 달아나지 마라!”

손견의 꾸짖는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여공은 칼을 빼어들고 손견에게 달려들었다. 손견이 그를 맞아 싸우려 할 때 여공은 갑자기 말머리를 돌려 번개 같이 산길 초로로 들어갔다. 손견은 부아가 났다. 급히 창을 잡고 말을 몰아 여공의 뒤를 쫓았다. 그러나 여공은 보이지 않았다. 손견은 약간 당황해 산꼭대기로 올라가기 위해 말을 산상으로 몰았다.

그때였다. 갑자기 꽹과리 소리가 소란스럽게 울리면서 산 위에서는 돌이 비 오듯이 쏟아지고 숲속에서는 쇠뇌가 어지럽게 날았다. 손견은 당황했다. 앞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급히 피하려 하니 돌덩이와 쇠뇌는 전후좌우에서 소나기가 쏟아지듯 퍼부었다. 손견은 움치고 뛸 수도 없었다. 돌연 손견은 말과 함께 석전(石箭)을 맞았다. 손견은 뇌장이 깨어지고 말도 급소를 맞아 죽었다. 그때 손견의 나이는 불과 37세였다. 여공은 손견이 쓰러지는 것을 보자 5백여명의 군사로 손견의 수하 30여명을 몰살시킨 뒤에 비로소 연주호포를 놓았다. 양양성 안에서는 호포 소리를 군호로 하여 황조, 괴월, 채모가 제각기 군사를 이끌고 나오니 강동 손견의 군사들은 혼비백산이 되어 아수라장을 이루며 달아나기 바빴다.

한강에 있던 손견의 장수 황개는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함성을 듣자 수군을 이끌고 양양으로 들어오다가 황조와 마주쳤다. 황개는 황조와 싸운 지 수합이 못 되어 황조를 산 채로 잡아서 꼭꼭 결박을 지어 버렸다. 황개의 군사들이 승리의 환성을 높게 지를 때 정보는 손책을 호위해 급히 길을 찾아 나오다가 여공과 마주쳤다. 정보는 그를 맞아 싸운 지 몇 합에 여공을 찔러 말 아래로 떨어뜨렸다.

양군은 크게 싸우다가 동이 훤하게 터질 때 제각기 군사를 거두었다. 유표의 군사는 양양성으로 들어가고 손책은 한수로 돌아온 후에 비로소 손견이 난전에 맞아 죽고 시체가 유표의 진중으로 떠메어 들어간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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