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고조 책임론.외교적 해법 모색 놓고 이견

(유엔본부=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해법을 놓고 미국.영국.프랑스.일본을 한 축으로 한 `한국 지지'와 중국.러시아를 한 축으로 한 `북한 지지'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19일 오전 11시(현지시간) 개최된 회의에서도 양측은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론과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전제 조건 등을 둘러싸고 심각한 이견을 노출했다.

양측은 회의가 시작되기 전 이날 이른 아침부터 양자 또는 다자 접촉을 하며 서로의 입장을 결속시키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미.영.불.일> = 한반도 긴장 고조의 주범은 북한이라는 입장이다. 북한이 지난 3월 천안함을 공격하고, 영변에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가동시킨 데 이어, 급기야 지난 달 23일 연평도에 포격 도발을 감행해 무고한 민간인을 포함한 4명의 사망자를 발생케 한 것이 긴장 고조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는 얘기다.

또 한국군이 금주 초 연평도 해상에서 포사격 훈련을 실시하려는 것은 자국의 영해에서 행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군 훈련 행위인 데도 이를 트집 잡아 북한이 `자위적 타격'을 가하겠다거나, 전면전을 일으키겠다고 하는 위협이 오히려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것이 서방 측의 입장이다.

외교적 해법과 관련해서도 미.영.불.일은 북한의 핵개발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협상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비롯한 모든 핵개발 활동의 중단과 국제 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복귀 등을 6자회담 재개의 최우선 전제조건으로 규정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측은 최근 공개된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는 안보리 결의 1718, 1874호의 정면 위배인 만큼 대북 추가 제재가 반드시 취해져야 한다는 강력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러> = 더이상의 무력충돌은 피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군이 연평도 포사격 훈련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측은 사태를 악화시키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어떠한 행위에도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다시 유혈충돌이 빚어진다면 남.북한 국민에게 우선 재앙을 몰고 와 동족상잔의 비극이 재연됨은 물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쳐 화가 주변 국가들에까지 미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한국이 연평도 인근 서해 상에서 전투용 포탄을 이용한 포사격 훈련을 실시하려는 계획에 극단적 우려를 표시한다며 한반도에서 추가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계획된 포 사격 훈련 실시를 자제할 것을 호소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러시아는 북한에 대해서도 최대한의 자제를 보일 것과 상황의 추가적 악화를 초래하거나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을 반복하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호소해 무조건 `북한 편들기'를 하는 중국과는 다소 입장차를 보였다.

양측은 한반도 긴장 완화 해법에 대해서도 일단 대화의 장을 열자는 입장이어서 서방 측과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북핵 프로그램을 포함한 현재의 한반도 긴장상황 모두를 6자 회담 등을 통해 한꺼번에 해결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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