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트레이트’, ‘목사님은 유세 중’ 보도 화면 캡처. ⓒ천지일보 2019.5.20
MBC ‘스트레이트’, ‘목사님은 유세 중’ 보도 화면 캡처. ⓒ천지일보 2019.5.20

MBC 탐사기획 보도 ‘스트레이트’, ‘목사님은 유세 중’ 보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MBC 탐사기획 보도 ‘스트레이트’가 20일 방영분 ‘목사님은 유세 중’편을 통해 정치세력화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꼬집었다.

앞서 MBC는 예고편에서 ‘예수님은 기호2번? 선거법 비웃는 정치 교회’편이라고 예고했고, 방송 제목은 ‘목사님은 유세 중’으로 변경돼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취재 중 교회관계자들로부터 제지를 당해 카메라가 파손되고, 카메라 기자가 전치 2주의 상해를 당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현재 경찰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제작진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와 전 목사의 발언을 집중 조명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지난 3월 20일 황교안 대표가 자유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후 한기총을 방문하면서 포착됐다.

한기총이 3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전국 253개 지역연합 결성대회’를 갖고 지역위원장 지원서를 받았다. 이날 결성대회의 참석자들은 주로 목회자들이었다. 목회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3
한기총이 3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전국 253개 지역연합 결성대회’를 갖고 지역위원장 지원서를 받았다. 이날 결성대회의 참석자들은 주로 목회자들이었다. 목회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3

◆ “내년 총선 때, 빨갱이 국회의원들 다 쳐내야”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 하나님께서 일찍이 준비하셨던 황교안 대표 자유한국 대표로 세워주시고 ‘이승만 대통령,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가는 세 번째 지도자가 되어 줬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욕심을 가지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한기총 목사들은 노골적으로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당시 황 대표는 “우리 자유한국당을 위해서도 많이 기도해주고, 또 필요하면 행동도 모아달라. 목사들께서도 우리 천만 크리스찬들의 뜻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 목사는 교인들 앞에서도 정치적 발언을 했다. 전 목사는 “내년 4월 15일 총선 다시 하는 데 내년 총선은 대한민국이 다시 사느냐. 죽느냐 결정적인 날 4월 15일 믿고 기도를 빡세게 하고 있다”며 “빨갱이 국회의원들 다 쳐내야 한다. 지금 국회에 빨갱이 자식들이 차지해서 말이야”라고 말했다.

또 보도에서는 전 목사가 자신이 황교안 대표의 장관 제의를 거절했다고 말하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게 “다음 해 꼭 종로구 국회의원 나가서 꺽어 버려라. 우리 지사님 결정만 하시면 우리 교회가 전체 매 주일마다 종로구 가서 꼭 당선시키도록 하자”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전 목사의 동의를 얻고 인터뷰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전 목사는 언급된 발언에 대해 “내가 빨갱이 쳐낸다고 했어요? 나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그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요. 제발”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또 인터뷰를 진행하려는 제작진을 교회 관계자들이 제지하면서 인터뷰는 중단됐다. 제작진은 이 과정에서 교회 관계자들에 의해 카메라가 부셔졌고 카메라 기자가 전치 2주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한기총이 3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전국 253개 지역연합 결성대회’를 갖고 지역위원장 지원서를 받았다. 전광훈 대표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3
한기총이 3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전국 253개 지역연합 결성대회’를 갖고 지역위원장 지원서를 받았다. 전광훈 대표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3

◆전광훈 목사 측 “정치적 연관성 억지로”

전광훈 목사 측은 MBC 스트레이트 측의 보도가 예상되자 한국교회언론회에 자료를 배포하고 입장을 밝혔다.

교회언론회에 따르면 전 목사 측은 “MBC 기자는 교회의 허락이나 협조 요청도 없이, 지난 5월 12일 교회 예배시간에 교회에 몰래 들어와서 전 목사의 발언을 불법으로 녹음했고, 또 전 목사가 발언한 취지를 무시하고 자신들 입맛에 맞는 쪽으로 보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19일에는 교회에 무단으로 찾아와 성도들이 예배드리는 것을 방해까지 했다”며 “이날 11시 주일 예배를 인도하러 강단에 올라가는 전 목사의 앞을 기자들이 무례하게 가로 막고 불법적으로 인터뷰를 시도했다”며 “결과적으로 1000여명의 예배를 드리려는 성도들을 기다리게 한 것이다. 이는 명백하게 예배를 방해한 행위이다”고 주장했다.

또 “전 목사와 황 대표 사이의 정치적 연관성을 억지로 지으려는 인터뷰를 시도했다”며 “전 목사와 황 대표 사이에 어떤 사적인 대화가 오갔는지 알 수 없으나, 전 목사는 분명히 자신은 장관을 하거나 직접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명을 하기 위하여 발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전광훈 목사 지원사격 나선 한국교회언론회

교회언론회는 MBC 스트레이트 보도와 관련해 “필시 야당의 당 대표를 부각시키면서 기독교를 공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MBC의 정치 공작, 부끄러워해야 한다. 불법으로 교회에 침입한 것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교회언론회는 “MBC는 방송의 막강한 권력을 발휘해 현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등장시키고, 그의 발언을 부각시켜 황교안 야당 대표와 연관시켜서, 어떤 목적을 이루려는 모습이 현저하다”고 비난했다.

교회언론회는 “전 목사가 국가의 안위를 생각하여 정치를 통해 기독교적 정신과 가치관을 추구하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우리 기독교인들은 자신들만의 정치 주권적 판단이 있고,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지탱해오는 데 그때그때마다 현명한 판단을 해 왔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영방송인 MBC가 아무리 야당 대표와 목회자를 연관시켜 기독교에 흠집을 내려고 하여도, 정권 하수인의 꼼수에는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공영방송 MBC는 지엽적이고, 편파적이며, 선정적인 방송을 위하여 방송 취재의 기본부터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또 이념과 정파에 치우친 정치 공작에서 벗어나, 국민들과 언론 수용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공영방송의 본분을 찾아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광훈 목사는 지난 19대 대선 때에는 교인들에게 국민대통합당 장성민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단체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광훈 목사에게 1심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감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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