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요청, 안보리 관계자 "결과 불투명"

(유엔본부=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최근 한반도 긴장 사태와 관련해 19일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이번 회의 소집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공식 요구했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18일 "최근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 훈련 계획에 대해 북한이 '2차 3차의 자위적 타격'으로 맞서겠다고 밝히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들이 안보리에서 논의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초 러시아는 18일 오후(현지시각) 회의 소집을 요구했지만, 일부 안보리 회원국들이 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

한 외교관은 긴급회의가 일요일(19일) 오전 11시에 열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엔주재 한국 대표부 관계자는 "안보리 회원국의 회의 소집 요구가 있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의를 열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어떤 내용을 논의하고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등을 사전에 조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즉, 회의에서 긴장 고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어느 쪽을 더 강하게 비난하고 자제를 촉구할 것인지 등을 사전에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보리 비회원국인 한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과 긴밀한 공조를 펴고 있는 반면, 북한 역시 중국, 러시아 등과 사전 접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우라늄 농축 등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입장을 개진할 예정이며, 중국은 북한 감싸기 차원에서 한국군의 사격 훈련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한국군의 사격 훈련을 싸잡아 비판해온 러시아의 입장이 회의에서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가 변수라고 유엔 외교관들은 전망했다.

안보리는 그동안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연평도 공격 등과 관련한 회의 개최를 둘러싸고 물밑에서 조율해 왔지만 미.영.불과 중국 간 견해차가 심각해 성사되지 못해왔다.

유엔 관계자는 "회의 소집은 이사국이 요청하면 언제든 할 수 있지만, 그 회의에서 어떤 내용을 논의하고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를 놓고 안보리 내의 이견이 심각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러시아가 갑작스럽게 회의 소집을 공식 요청함에 따라 19일 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군은 당초 이번 주말 연평도에서 사격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기상 상태를 고려해 이를 내주 초로 연기한 상태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17일 한국의 연평도 포사격 훈련 계획 취소와 북한의 군사력 사용 자제를 촉구하는 공식성명과 언론발표문을 발표한 바 있고, 중국 정부도 한국 대사를 불러 훈련 계획 취소를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군은 북한의 협박과 중국·러시아의 자제 요청은 연평도 사격훈련의 시행 시기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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