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사진)는 18일 광둥(廣東)성 선전(深圳) 지역에 위치한 화웨이 본사에서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 아사히 신문, 도쿄 신문 등 일본 언론과 만나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사진)는 18일 광둥(廣東)성 선전(深圳) 지역에 위치한 화웨이 본사에서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 아사히 신문, 도쿄 신문 등 일본 언론과 만나 "미국 기업들이 반도체를 팔지 않아도 된다"며 강력한 제재를 시사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대응을 시사했다. (출처: 뉴시스)

광둥성 본사서 日 언론 회견

“트럼프, 이 나라 저 나라 협박”

“큰 영향 없지만 성장 못할 것”

“2015년부터 美 제재 준비해”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 중국 통신장비 대기업 화웨이의 런정페이(74) 회장이 5세대(5G) 이동통신 시스템 정비 분야에서 미국이 요청해도 갈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안보상 위협을 이유로 미국 기업과 화웨이와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처음으로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도쿄, 아사히, 닛케이 신문 등 일본매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런 회장은 미국의 화웨이 견제 움직임에 대해 “큰 영향은 없지만 그만큼 양질의 성장은 하지 못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의 실적 악화를 예상했다.

그는 또 향후 대응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문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나 미국에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한 ZTE(중싱통신)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적인 중재를 통한 해결 방안은 모색하지 않겠다며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중국 통신 대기업인 ZTE는 작년 4월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미 당국의 수출 규제로 핵심 부품인 미국산 반도체를 수입하지 못해 경영위기에 빠졌었다. 이후 거액의 제재금을 내고 경영진 교체와 미국 감시팀을 받아들이면서 제재가 풀렸다.

그는 미국의 화웨이 배제 정책이 미칠 영향에 대해 “한정적이지만 양질의 성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매출 신장이 20%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런 회장은 올해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지만 미·중 무역마찰의 격화로 4월 들어서는 25%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감세를 한 것은 훌륭한 일”이라면서도 “오늘은 한 나라를 위협하고, 다음은 다른 나라를 협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미국에 투자하는 리스크를 무릅쓰겠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기업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로 화웨이가 반도체 등 고성능 부품의 조달처를 변경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고 밝혔다.

런 회장은 2015년쯤 전부터 미국의 배제 움직임이 보여 미국과 싸워야 한다는 예감을 갖고 조용히 준비해 왔다고 덧붙였다.

런 회장이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최근 일본 매체를 불러 기자회견을 연 것도 일본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미국의 규제 강화로 화웨이와의 관계를 고민하는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런 회장은 “일본 기업과는 경쟁 관계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제품공급망 분야에서 일본 기업과의 관계 강화에 기대를 걸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화웨이는 일본 기업에서 스마트폰 부품 등을 올해 기준 약 7천억엔(약 7조원)어치를 수입하고 있다.

런 회장은 미국 요청으로 캐나다 당국이 체포한 딸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근황에 대해서는 “연금돼 있지만 차분하게 박사 학위 취득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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