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서초사옥 모습. ⓒ천지일보DB
삼성전자의 서초사옥 모습. ⓒ천지일보DB

59개 대기업집단 전수조사 결과

반도체 부진으로 수익·투자 급감

삼성·SK, 영업익 감소 93% 차지

실적 충격에도 고용 증가 1·2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올해 국내 주요 그룹 계열사의 영업이익과 투자액이 대폭 줄었음에도 고용은 오히려 작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과 SK그룹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이 끝나면서 반도체 계열사의 실적이 급격히 꺾였음에도 일자리 창출은 나란히 1·2위를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의 ‘견인차’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됐다.

1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59개 대기업집단의 올 1분기 실적, 투자, 고용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영업이익 합계는 24조 50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나 줄어든 것이다.

투자액도 1년 전보다 30.5%나 감소한 17조 7287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직원 수는 1만 5195명(12.4%) 늘어 108만 7821명을 기록했다.

이들 대기업집단의 영업이익과 투자가 올 들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해외 반도체 시황 악화로 이른바 ‘반도체 코리아 연합’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급격히 줄어든 게 주된 요인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삼성과 SK그룹의 영업이익은 총 10조 9118억원이나 줄어들면서 전체 59개 그룹 감소액(11조 7420억원)의 92.9%를 차지했다.

이밖에 ▲LG 3343억원 ▲한화 3179억원 ▲GS 3051억원 ▲포스코 2131억원 ▲롯데 1353억원 ▲OCI 1319억원 ▲두산 1186억원 ▲대우조선해양 1134억원(35.7%) ▲현대중공업 1100억원 등도 1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떨어졌다.

투자도 삼성과 SK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조 868억원(58.9%)과 1조 2562억원(22.5%)이나 줄어들며 전체 투자 감소를 주도했다. 59개 그룹 가운데 1조원 이상 투자가 줄어든 곳은 이들 2개뿐이었다.

반면 KT와 신세계는 1년 전보다 투자를 2003억원(24.3%), 1184억원(66.2%)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삼성과 SK는 이 같은 흐름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직원 수는 삼성이 6230명(3.2%) 늘어난 20만 242명, SK가 4160명(6.9%) 늘어난 6만4203명이었다. 또 현대차(2622명), CJ(2503명), LG(1732명) 등도 직원 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현대중공업(2131명)과 효성(1496명), 두산(1050명) 등은 1천명 이상 줄었다.

CEO스코어는 “주요 그룹의 실적과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일자리가 1년 전보다 1만5천명 이상 늘어난 것은 정부의 고용확대 정책 등에 호응해 대기업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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