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리비아에서 무장세력에게 납치돼 억류돼있다가 315일 만에 석방된 주모(62)씨가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해 7월 리비아에서 무장세력에게 납치돼 억류돼있다가 315일 만에 석방된 주모(62)씨가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인천공항 도착 “韓정부와 아랍에미리트 정부에 감사”

“모두 신경써줘서 건강은 좋은데 살은 10kg 빠졌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리비아에서 피랍 315일 만에 석방된 한국인주모(62)씨가 18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출발한 에티하드 항공편을 이용해 귀국길에 오른 주씨는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주씨는 “315일간 대통령님과 외교부 직원들, 아부다비 대사관 직원들이 애를 많이 썼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고생한 아랍에미리트 정부와 관계기관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씨는 짙은 남색 점퍼와 베이지색 바지 차림이었으며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으나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는 “악몽 같은 315일을 저와 함께 해주셨던 주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모두 신경 써주셔서 그런지 건강은 좋은데 살은 10㎏이 빠졌다”고 말했다.

또 주씨는 피랍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힘들었고 음식이 맞지 않아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피랍 경위에 대해서는 추후에 밝히겠다며 대답을 미룬 주씨는 리비아에 남아 있는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주씨는 20년 넘게 리비아의 한 수로관리 회사에서 근무해왔으며 지난해 7월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필리핀인 3명과 함께 무장괴한 10여명에게 납치당해 10개월 넘게 인질로 잡혀있었가 315일 만에 석방됐다.

귀국 전 주씨는 현지 병원에서 1차 검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결과 건강에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귀국 후 곧바로 공항 인근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국가정보원 등 관계부처 합동조사단은 건강검진을 마친 뒤 주씨를 상대로 피랍 경위와 납치단체 성격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앞서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40대 한국인 여성도 지난 14일 귀국한 뒤 공항 내에서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대테러 합동조사팀의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주씨는 지난해 7월 6일 리비아 남서부 지역에서 피랍됐다. 2012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582일 동안 억류됐던 제미니호 선원들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장 기록이다.

정부는 피랍사건 이후 리비아에 체류하던 38명에게 철수를 요청했다. 현재 리비아에는 우리 국민 4명이 체류 중이며, 정부는 조기에 리비아를 떠날 것을 강력히 권고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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