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 세번째)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이준석 최고위원(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 세번째)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이준석 최고위원(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당권파 vs 비당권파, 정면충돌

오신환 “누가 패권주의냐” 비판

하태경 “올드보이 청산이 급선무”

권은희 “자강이 무엇이냐” 지적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손학규 대표 사퇴 등 거취 문제를 두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공개석상에서 정면충돌했다. 바른미래당의 당내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와 지난달 8일 이후 한달여만에 회의에 복귀한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전체 참석자 6명 중 4명이라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손 대표 사퇴를 거세게 압박했다.

이날 회의는 손 대표가 좌우로 앉은 오신환 원내대표, 하태경 최고위원에 둘러싸여 고립된 형국이었다.

오 원내대표는 “당 전체가 불행한 사태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큰 용단을 내려달라”며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대체 누가 수구 보수이고 패권주의인가”라며 “패권주의와 수구 보수라는 (손 대표의) 표현에 대해 이 자리에서 사과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전날 손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해 퇴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바른미래당이 수구 보수세력의 손에 허망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제 정치적 명운을 걸고 당을 지키겠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수구보수 세력’이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지칭했다는 것이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번에 원내대표를 선출한 의원총회는 오 원내대표가 손 대표의 사퇴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사실상 손 대표에 대한 불신임, 탄핵을 의결한 선거”라며 “올드보이·수구세력의 당내 청산이 급선무”라고 일갈했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회의장 뒤에 걸린 ‘화합 자강 개혁’이라는 현수막 문구를 가리키며 “자강이 무엇인가. 원내대표는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퇴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의원이 이에 동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의 계파 패권주의 발언에 관련해선 “그럼 오 원내대표를 선택한 계파는 무슨 계파냐”며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화합ㆍ자강을 결의한 지 며칠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것을 깨고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왜 했느냐. 이것은 (이언주 의원의) ‘찌질하다’ 발언보다 더 큰 해당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손 대표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주승용 최고위원은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나갔다.

손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사퇴하지 않는다. 죽음의 길로 들어섰다”며 “이것으로 당을 살리고 총선에 승리하겠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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