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태 시집 ‘광주로 가는길’ 서평 실은 日잡지 ‘시와 사상’ ⓒ천지일보 2019.5.17
김준태 시집 ‘광주로 가는길’ 서평 실은 日잡지 ‘시와 사상’ ⓒ천지일보 2019.5.17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5.18민중항쟁 39주년을 맞아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가는 가운데 당시 광주의 상황을 최초로 알리는 시를 발표해 투옥되는 등 고초를 겪은 김준태 시인의 일어판 시집 ‘김준태 시집-광주로 가는 길’이 일본의 시 전문잡지 ‘시와 사상’ 5월호에 크게 실렸다.

A4 4페이지가 넘는 긴 분량의 서평을 쓴 이는 일본의 사회파 시인 사가와 아키(佐川亜紀). 사가와 시인은 ‘고난에서 창조로-독립운동 기념의 해에 광주로 가는 길을 읽는다’는 제목 하에 3절로 ‘김준태론’을 발표했다.

절의 각 제목은 ‘민중이 빛을 비춘 길을 선명하게’ ‘그리스도교적인 희생과 부활’ ‘김준태 시의 전체상을 전한다’로 나뉘어 있다.

사가와 시인은 “올해는 1919년 조선독립을 이루기 위해 일어난 ‘2.8독립선언’ ‘3.1독립운동’ 100주년에 해당하는 해”라며 “문재인 정권이 징용공(徴用工) 문제 등 역사에 대해 더욱 냉엄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한국인의 심저에 뿌리를 내린 독립정신과 관계가 있으리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광주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문학제에 참가한 느낌을 회상했다.

그는 당시 기억을 “그 역사의 피가 흐르고 살아 숨 쉬는 장소에 서서 마음이 동요됐던 기억이 있다. 기념관에 사진이 걸려 있었다”며 “일반시민도 희생된 처참한 사건이었지만, 슬픔을 서로 나누고 희생을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에너지로 바꾸려는 긍정적인 힘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로 가는 길’의 출판 의의에 대해 밝힌 뒤 “광주민중운동이 발발했을 당시 계엄군은 보도통제를 가하고 있었기에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라는 유명한 시는 세계에 광주의 투쟁을 전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사가와 시인은 김준태 시인이 스스로 시의 테마에 대해 ‘생명과 평화와 통일’이라고 밝힌 부분을 거론하며 ‘쌍둥이 할아버지의 노래’를 거론했다.

“‘쌍둥이 할아버지의 노래’는 남북 분단을 극복하는 염원을 담아 노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용하면서 일본에서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 이 책이 읽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준태 시인은 5.18 당시 고교 교사였으며,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소재로 한 시집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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