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이어 민주당도 “잘못했습니다”라고 선언했다. 당사자들의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해야 할 일을 했다.

한나라당 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소속 회원들은 16일 “우리는 2011년도 예산안 등의 강행처리에 동참해 국회를 폭력의 장으로 만든 책임이 있다”면서 “깊이 반성한다. 앞으로는 물리력을 동원한 의사집행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17일에는 민주당 정장선·김부겸 의원 8명이 모임을 열고 국회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방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의 ‘자성론’이 선거용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형식적으로라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욕먹을 짓은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 민주당은 17일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을 자당 강기전 의원 폭행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나라당은 국회 기물을 부수고 폭력을 휘두른 야당 보좌진을 국회 사무처에 고발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자유선진당 역시 지난 8일 소속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장 진입을 막은 민주당 당직자와 보좌진 6명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제대로 반성을 했다면 먼저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상식이다. 오히려 더 싸우자고 덤비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대안도 빠졌다. 폭력 국회, 날치기 국회를 막겠다면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명확한 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반성’보다는 ‘대안’을 내놓기를 바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