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강남역 인근 노래방 한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이유 없이 살해당했다.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으로 대한민국은 들끓었다. 대한민국 여성들이 여성혐오 범죄를 규탄하며 들고 일어났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성들은 불안감을 호소한다. 불과 한 달 전 일어난 진주 살인방화사건 피해자 다수도 여성이었다. 신체적 약자인 여성이 누군가의 분풀이가 되는 이런 현실은 여성을 상대적으로 얕잡아보는 사회 풍토, 가부장적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3년 전 그날 이후 정부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경찰은 심야시간대 귀가하는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범죄 취약 공간 2875곳을 여성안심 귀갓길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각 경찰서 범죄예방진단팀(CPO)은 귀갓길 조도와 폐쇄회로(CC)TV 설치 여부 등을 조사한 뒤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을 통해 취약 요소 환경개선에 나서는 등 예방 노력을 더 기울이고 있다. 여성가족부도 지역 관할 경찰관서 등과 협업해 각종 불법 영상 촬영물 유포와 불법정보 유통을 집중 단속을 펴고 있다.

그러나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 등 흉악 강력범죄는 3만 490건으로 1년 전보다 10.7% 증가했다. 강력범죄로만 한정해 보면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는 남성 대상 범죄보다 10배나 많다. 2017년의 경우 남성이 피해자인 흉악범죄는 3447건이었다. 지난해 통계청 사회조사에서도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남성들은 ‘국가 안보(20.9%)’를 꼽은 데 반해 여성은 ‘범죄 발생(26.1%)’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여전히 여성에게 안전하지 않은 나라라는 방증이다.

강남역 살인사건 희생자에 대한 진정한 위로는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명심해 정부는 여성혐오 범죄 근절을 다짐하고 보완책 마련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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