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caption

‘달창’ ‘사이코패스’ ‘단두대’

연일 원색적 비난 릴레이

전통 지지세력 결집 겨냥

극한 대결에 협치는 실종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정치권이 이른바 ‘막말 정치’의 향연을 벌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정치권 내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여야와 진보, 보수를 떠나 하루가 멀다 하고 상대 측 수장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형국이다.

정작 여야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각종 민생법안 등을 처리해야 할 국회는 수개월째 멈춰선 상태다.

정치권의 막말 경쟁은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의 강행처리와 이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 국면에서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대구 지역 집회에서 연설 중 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을 겨냥해 ‘문빠’ ‘달창’으로 표현하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달창’이란 말에 여성혐오적 뜻이 담겼다는 비판이 나오자 발언 직후 수시간 만에 “정확한 의미와 유래를 모르고 썼다”며 진화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이후 지난 14일 토크콘서트에서 문 대통령을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에 나오는 악당 케릭터인 ‘타노스’에 빗댄 ‘문노스’로 지칭해 논란을 이어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을 가리켜 “독재 통치자들 후예가 독재 타도를 외치고, 헌법을 유린한 사람들 후예가 헌법수호를 외치는 국회를 어떻게 그냥 두고 떠나겠느냐”며 “도둑놈들한테 이 국회를 맡길 수가 있겠냐”고 말해 한국당으로부터 모욕죄 혐의로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다른 당도 막말 릴레이에 가세하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광주에서 열리는 5.18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시 광주를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것은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황 대표는 “지금 우리더러 막말하지 말라고 말할 입장인가”라고 비판했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내 애국당 천막을 철거하려는 것과 관련해 “만약 박원순 시장이 폭력을 행사해 광화문텐트를 강제철거하려고 시도한다면 광화문광장에 박원순 시장의 단두대를 설치할 것이고, 포승줄에 묶인 박원순 시장의 조형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막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이처럼 인신공격성 설전에 주력하는 이유는 외연 확장보다는 자당에 대한 전통 지지층 결집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정치권에 인신공격성 설전만 난무하면서 대화와 협치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막말 대결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