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해외 투자자 성매매 알선, 성매매, 버닝썬 자금 횡령 등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해외 투자자 성매매 알선, 성매매, 버닝썬 자금 횡령 등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14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

주요사건 피의자 잇따라 기각

김학의 구속 여부도 결정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성접대와 성매수, 클럽 ‘버닝썬’의 자금 횡령 혐의 등을 받는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29)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주목받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 부장판사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승리에 대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신 부장판사는 승리의 동업자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34)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주요 혐의인 법인자금 횡령 부분은 유리홀딩스 및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 구성, 자금 인출 경위, 자금 사용처 등에 비춰 형사책임의 유무 및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혐의 부분과 관련해서도 혐의 내용 및 소명 정도, 피의자의 관여 범위, 피의자신문을 포함한 수사 경과, 그 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인멸 등과 같은 구속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클럽 '버닝썬'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 버닝썬 이문호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9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클럽 '버닝썬'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 버닝썬 이문호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9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경찰은 100일 가까이 이어온 버닝썬 수사에서 가장 큰 암초와 맞닥뜨렸다. 경찰을 위기에 빠트린 신 부장판사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앞서 여러 차례 경찰이 신청한 영장들을 기각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신 부장판사는 마약 혐의를 받는 버닝썬의 영업직원(MD) ‘애나’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마약 투약 혐의는 인정되지만 유통 혐의는 범죄사실에 포함되지 않았고 소명도 부족하다”며 “마약류 범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과 주거 현황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문호(29) 버닝썬 공동대표에 대해서도 지난 3월 19일 “마약 투약 혐의는 인정되지만 유통 혐의는 범죄사실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소명도 부족하다”며 이문호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후 정확히 한 달이 흐른 지난달 19일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가 재청구된 영장을 발부하면서 구속됐다.

신 부장판사가 최근 기각 결정을 내린 건 버닝썬 관련 인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성접대와 억대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구속역장도 기각한 바 있다.

그는 “현 단계에서 피의자조사를 위한 48시간의 체포 시한을 넘겨 피의자를 계속 구금해야 할 필요성 및 그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수사를 개시한 시기와 경위, 영장청구서에 기재된 범죄 혐의의 내용과 성격,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에 비춰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버닝썬 마약공급 의혹'을 받고있는 중국인 여성 '애나'가 1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지방경찰청마약수사대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버닝썬 마약공급 의혹'을 받고있는 중국인 여성 '애나'가 1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지방경찰청마약수사대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신 부장판사의 결정이 피고인의 실질적인 방어권을 보장하는 형사소송법 제198조 1항 ‘불구속 재판 원칙’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러나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에서 줄줄이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대중들로부터 다양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됐다.

16일 김 전 차관 구속 여부에 대한 칼자루도 신 부장판사가 쥐면서 또 한번 그의 결정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신 부장판사는 서울대 경영대 출신으로, 1994년 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6기를 수료했다. 2000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해 서울지법, 대구지법, 서울고법 등을 거쳐 2010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이후엔 부산지법과 인천지법 부천지원, 서울서부지법 등에서 부장판사로 일했다. 2013년과 2016년엔 부산변회와 인천변회로부터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일도 있었다. 신 부장판사는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새롭게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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