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국면전환 시도 주력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예산안 강행 처리로 국정이 마비된 가운데 여야가 각기 다른 방법으로 국면전환을 꾀하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은 당내 책임론이 일단락되면서 본격적인 민심 챙기기에 나섰다. 청와대도 ‘예산안 날치기’로 흩어진 민심을 모으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16일 오후 52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쪽방촌을 방문해 서민들과 교감을 나눴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려운 형편 때문에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 주민에게 두툼한 겨울 점퍼와 쇠고기 세트를 전달했다.

이 같은 안 대표의 민생 행보는 최근까지 사퇴 압박을 받던 당 지도부가 일단 고비는 넘겼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당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당분간 한나라당 지도부는 밖으로는 민심 잡기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안으로는 야권과 대항할 당 결집력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도 바빠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오전 미소금융 100호점인 미소금융 노원지점을 방문해 민심을 살폈고, 이재오 특임장관도 같은 날 오후 서울 상계4동을 방문해 연탄 배달 봉사를 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한편 야권은 전국 순회를 지속하며 장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17일 오전 전주시청 앞 오거리 광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민주당은 이날 ‘이명박 독재 심판 결의대회’를 열고 민심 파고들기에 주력했다. 손학규 대표는 또 전주 장애인 종합사회복지관을 찾는 등 민생 행보도 병행했으며 특히 시내 곳곳을 누비며 인근상가와 시민을 대상으로 날치기 예산 무효화를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손학규 대표는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친서민 행보 전에 날치기로 날려버린 서민예산을 다시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무늬만 친서민’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권과 연대해 부산에서 집회를 열고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를 규탄하기도 했다.

현재 민주당은 전국 순회를 통해 날치기 예산 처리를 규탄하며 여권을 압박하는 동시에 민심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19일에는 광주・전남에서 장외투쟁을 전개하며 호남 쪽에 당력을 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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