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중등교사노조)이 스승의날을 법정기념일에서 제외하고 대신 ‘교사의 날’을 제정해 달라고 교육부 장관에게 제안했다. 이유를 보니 “스승의날은 교사들에게 마음이 불편하고 괴로운 날이며, 법정기념일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마지못해 행사를 치르는 고욕의 날”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사들에게는 학부모나 제자가 부담을 져야 하는 스승의 날보다 교사의 전문성과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제정하는 교사의 날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승의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청원 글에는 “스승의날을 교육의 날로 바꿔 교사, 학부모, 학생 등 학교 구성원 모두가 교육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교사들 스스로 스승의날 폐지를 촉구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교사들의 힘든 현실은 교권침해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14일 교육부가 발표한 교권침해 현황을 보면 초등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는 2014년 25건이던 사례가 2018년 122건으로 5년 만에 5배 급증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를 가장 괴롭히는 건 학부모들의 민원이라고 한다.

이런 보여지는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교사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근본원인은 공교육 붕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나타나는 많은 문제는 공교육보다 사교육을 신뢰하는 학부모들의 인식 때문에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도 아이들이 학원에서 배워 와야 학교 수업을 따라 갈 수 있다고 말하는 현실이다. 이 같은 공교육 붕괴가 교사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교사의 설 자리도 잃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스승의날을 바꾸자는 청원이 올라오는 현실을 누구보다 교육부는 무겁게 바라봐야 한다. 스승에 대한 개념이 붕괴된 것에 대해 사회적 각성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스승의날은 교사의 설 자리를 잃게 한 공교육 붕괴에 대해 교육부가 자성하고 대책을 고민하는 날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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