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벤처투자 풍년, 이제 벤처의 자생적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IT 칼럼] 벤처투자 풍년, 이제 벤처의 자생적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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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최근 우리 경제는 저성장을 넘어 역성장을 기록했고 최악의 고용대란이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 수출경쟁력이 크게 악화되면서 우리 경제 특히, 제조업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또한 가격경쟁력은 물론 기술경쟁력마저 중국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최고라고 자부심을 갖고 있는 ICT 기술 수준도 한국은 미국의 83.5%에 그치고 중국은 한국의 82.5%로 추격해오고 있다. 최악의 경제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모처럼 벤처투자 풍년이란 반가운 소식이 나왔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발표한 ‘2019년 1분기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1분기 벤처투자액은 745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377억원보다 16.9% 증가했다. 투자 기업 당 평균 투자 금액도 18억 1000억원으로 지난해 17억 9000억원보다 증가했다. 업종별 투자 비중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명공학 업종이 각각 25.2%, 22.1%로 높았다. 유통·서비스 업종도 1529억원이 투자되는 등 지난해보다 84% 급증했다. 업계는 바이오, 핀테크, AI, ICT 등 신산업고기술 창업을 촉진하고 벤처펀드 1조원 조성 등 정부의 벤처 활성화 정책과 활발한 민간 벤처펀드의 역할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기업 주도의 성장과 고용창출이 점차 약화되고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 식어가는 추세에서 그나마 성장과 일자리 창출 여력이 있는 곳이 벤처와 중소기업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막대한 벤처 투자와 벤처 붐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 벤처 투자 풍년은 반가운 소식이나 투자는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첫걸음일 뿐이다. 벤처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자생적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창업→투자→성장→회수·재투자’의 선순환 구조의 구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창업과 투자만 지나치게 중시되고 정부의 정책도 집중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벤처캐피털자금은 24조원에 달한다. 과감한 벤처 투자도 중요하지만 성장에서 회수·재투자도 생태계 조성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투자한 벤처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투자자는 성공적인 회수 과정을 거쳐 재투자로 다시 벤처 시장에 자금이 흘러가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투자금을 회수할 통로가 막혀 있는 탓에 스타트업 활성화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창업 후 투자 회수 방법은 배당, 기업공개(IPO), M&A 등이다. 이 중 선진국의 스타트업들은 M&A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으나 우리는 대기업들과 M&A를 통해 기술만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에 발목이 잡혀 있고, 대기업들은 각종 규제로 국내 스타트업 인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90% 이상이 M&A를 통해 투자 회수가 이뤄지는데 한국은 3%에 불과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기업의 투자 회수 중 IPO는 2353억원에 달했지만, M&A는 405억원에 그치고 있다.

선진국들이 M&A활성화와 정보통신(ICT)과 결합한 기술혁신형 경제로 제조업 부활에 나서고 있다. 제조업 위기에 빠진 한국도 벤처생태계 조성으로 경제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 과감한 M&A관련 규제완화와 활성화 지원 등으로 벤처생태계를 구축하고 4차 산업혁명의 지능정보기술을 기반으로 제조업을 부활시켜야 한다. 벤처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규제를 풀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국내 벤처생태계는 협소해 대기업들이 적극 나서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ICT 분야라도 금산분리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M&A에 특화된 M&A 전문 중개회사 설립의 검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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