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세상] 고령자 운전면허증 만 75세 이상이면 반납 입법화 추진해야
[컬처세상] 고령자 운전면허증 만 75세 이상이면 반납 입법화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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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고령 운전자가 저지른 교통사고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자들은 완전한 무방비 상태에서 차에 치여 죽거나 중경상을 입는 불행한 피해를 당하고 산다.

지난 2월에는 강남구 청담동 한 호텔 주차장 앞에서 96세 고령 운전자가 몰던 차가 후진 도중 30대 여성을 들이받아 사망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에는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도로에서 A(81)씨가 몰던 SM5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아파트 1층 상가를 들이받았다. 광주에서도 75세 운전자가 후진으로 주차하다가 갑자기 식당으로 돌진해 식당에 있던 2명이 크게 다쳤다. 지난해 10월 전남 장성 축제 현장에서는 84세 운전자가 몰던 1t 화물차가 관광객 5명을 들이받기도 했다.

최근 고령 운전자의 인지기능의 저하로 인한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자체나 경찰에서는 인지기능검사 및 자진반납 제도를 통해 노인들의 운전면허증 반납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이의 효과는 매우 미미하다. 고령 운전자에 대한 운전 적성검사를 더욱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는 그저 검사의 시행에 그칠 뿐이다. 더 이상의 불행한 피해자가 발생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장 안전한 방법은 입법화 추진을 통한 만 75세 이상의 노인들은 무조건 운전면허증을 반납해야 하는 법 시행이 필요하다.

인지기능검사에 합격한 75세가 넘은 노인의 정신과 건강은 고령의 원인으로 언젠가는 순간적으로 크게 저하될 수 있다. 2019년부터 75세 이상자의 경우 고령 운전자 적성검사 기간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돼 기준이 강화됐으나, 큰 효과는 없어 보인다. 도로교통공단에서 제공하는 달랑 3시간의 수업으로 더 이상의 고령 운전자의 사고를 막을 수 있을까.

최근 통도사 인근 도로에서 51세 여성의 안타까운 사망 이후 사고를 낸 75세 노인은 음주상태도 아니었으며,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착각해 벌어진 사고였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모든 노인운전자를 잠재적인 살인자로 몰지 말라면서 개인 부주의에 따른 사고일뿐 노인이어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는 반론도 뜨겁다.

그러나 선진국 일본의 경우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인지기능검사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뉴질랜드는 80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를 자동으로 말소하고 2년마다 재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있다. 아베 정부는 2017년부터 75세 이상 운전자의 치매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3년마다 면허증을 갱신할 때 ‘치매 우려’로 판정되면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하고, 치매로 진단되면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된다. 이 규정이 적용된 2017년 3월부터 1년 동안 5만4000명 이상 치매우려 판정을 받았다.

미국은 고령 운전자의 경우 최소 1년에서 최대 6년을 주기로 적성검사와 함께 의사의 소견서를 제출해야 면허를 갱신할 수 있다. ‘안전불감증’ 공화국인 한국에서 더 이상의 고령 운전자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고령 운전자 적성검사 기간을 3년으로 줄이는 제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강력한 법을 통해 매년 증가하고 있는 노인운전자 교통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문제는 여전히 많은 노인들이 20년 무사고, 30년 무사고를 자랑하며, 자신은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자신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한국노년학회의 학회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2076명에게 운전 제한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결과, 전체 응답자의 62.8%가 ‘운전을 그만두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고령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2012년 1만 5190건, 2013년 1만 7590건, 2014년 2만 275건, 2015년 2만 3063건, 2016년 2만 4429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고령 운전자의 대형 교통사고를 확실하게 막을 시스템을 정부는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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